10·29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튿날 새벽에는 용산구청 공무원들도 비상 소집됐다. 이들은 체육관...
10·29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튿날 새벽에는 용산구청 공무원들도 비상 소집됐다. 이들은 체육관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실종자 신고를 접수하는 데 동원됐다. 참사 이후 쏟아지는 국회 자료 요청에 답변을 준비했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수사도 받았다. 10년 넘게 공직에 몸담은 용산구청 소속 이동영씨를 지난 23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씨는 지난해 10월30일 오전 2시30분에서 3시 사이 용산구청으로부터 비상소집 단체 문자를 받은 것을 기억해냈다. 이씨는 소집 대상에서 비껴갔지만, 용산구청 공무원 절반가량이 당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 실내다목적체육관으로 불려갔다. 직원들은 별다른 교육 없이 바로 시신 수습 작업에 투입됐다.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덮인 천을 들추고, 얼굴을 확인하고, 고인의 신분증을 찾았다. 밤새 시신 수습을 마친 직원들은 다음날 예정된 일과 업무를 소화해야 했다. 울며불며 애타게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들 앞에서 직원들은 샌드위치 하나도 넘길 여유가 없었다. 이씨는 “경찰·소방과 달리 시신을 마주하고 수습하는 일은 모두가 처음이었기에, 트라우마가 남은 동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일은 수습에서 끝나지 않았다. 참사 직후 국회·시의회·구회의 등에서 수백·수천건의 자료 요구가 쏟아졌다.
일부 직원은 특수본 수사를 받았다. 이씨는 “동료들은 ‘내 실수가 맞다. 경황이 없었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그래서 엄한 사람이 피해를 받지 않고 수사가 마무리됐다”고 했다. 그는 “마땅한 책임을 지는 사회여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멀었구나. 그래서 수습이 더 어렵구나’ 생각이 든다”며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해도 정치적 책임을 지는 리더들이 사회를 끌어가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 정부는 ‘주최자 없는 행사’의 관리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고 있다. 마치 마법 같은 조항”이라며 “법령으로 ‘책임관’에 지정되는 현장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용산구청 직원들도 관할에서 발생한 참사에 대해 심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하지만 공무원의 소명의식을 제로로 만드는 시스템 속에 처해 있다. 정부의 각성이 왜 없는지 모르겠다”고 했다.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0241507001#c2b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소방관이 겪은 그 날···“지켜야 했는데, 못했습니다”[이태원 참사 1주기-④살아남았다는 이유로]지난해 10월29일, 오후 6시에 신당119안전센터에 도착한 소방관 권영준씨(52)는 자리에 앉아 행정...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태원파출소 경찰의 1년 “올해는 혐오 없이 추모만 가득하길”[이태원 참사 1주기-④살아남았다는 이유로]10월 말, 핼러윈 주간이 다가오면 서울 용산 이태원파출소 경찰관들은 한껏 긴장한다. 지난해 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우리 편이 이렇게...' 잊지 못할 이태원 참사 유족의 말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국가에 '진실'을 묻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정청래 “윤 대통령, 차라리 침묵하라”더불어민주당은 30일 정치집회라는 이유를 들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하...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정부여당 앞에서만 추도사... 누구를 위한 예배였나[주장] 이태원 참사 1주기 윤석열 대통령의 석연치 않은 행보, 이해 어려운 까닭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윤 대통령, 정부여당 앞에서만 추도사... 누구를 위한 예배였나[주장]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대회 대신 영암교회 예배, 대통령의 석연치 않은 행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