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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 리얼리즘 정광복 작가, 개인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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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 리얼리즘 정광복 작가, 개인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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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붓으로 단번에 그려내는 서양의 유화와 달리, 옻칠 리얼리즘은 건조와 연마라는 까다로운 물성을 극복해야만 비로소 자연스러운 명암과 극사실적인 묘사를 얻을 수 있다'며 '이번 전시는 고도로 숙련된 ‘기’가 마침내 예술적 조형 능력인 ‘예’로 승화하는 수행의 과정이며, 일본의 마끼에나 중국의 마회에 필적할 한국만의 옻칠 평면 회화가 탄생하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Family Series/122x168Cm /나무 위에 옻칠, 은분/2026. 정광복 옻칠화가의 개인전이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 위치한 갤러리 채율에서 6월 5일부터 한 달 동안 개최된다. 정 작가는 순수 옻칠을 재료로 극사실적인 묘사를 구현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붓으로 단번에 그려내는 서양의 유화와 달리, 옻칠 리얼리즘은 건조와 연마라는 까다로운 물성을 극복해야만 비로소 자연스러운 명암과 극사실적인 묘사를 얻을 수 있다”며 “이번 전시는 고도로 숙련된 ‘기’가 마침내 예술적 조형 능력인 ‘예’로 승화하는 수행의 과정이며, 일본의 마끼에나 중국의 마회에 필적할 한국만의 옻칠 평면 회화가 탄생하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검은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명품 가방을 든 고양이 등의 ‘패밀리’ 시리즈다.

자본주의 사회가 주입한 물질적 욕망과 현대인의 페르소나를 의인화한 동물의 모습으로 포착한 이 작품들은 수천 년을 견디는 전통 재료 위에 가장 찰나적이고 세속적인 현대의 기호를 새겨 넣었다는 점에서 강렬한 팝 슈얼리즘적 위트를 발산한다. 이와 대척점을 이루는 것이 바로 ‘Family Series’가 품고 있는 ‘가족의 온도’다. 명품 가방이 놓여 있던 자리에 등장하는 낡은 마미손 고무장갑, 수험생 자녀를 향한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식탁을 둘러싼 소박한 실랑이 등은 물질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원초적인 따뜻함이다.

차가운 칠흑의 캔버스 위에서 현대인의 서늘한 욕망과 뭉클한 일상의 온기가 교차하며, 옛것의 기법으로 오늘의 살아있는 서사를 읊는 진정한 법고창신의 미학이 완성된다. Family Series/117x73Cm/나무 위에 옻칠, 은분/2025. 이러한 다양한 서사들을 시각적으로 묶어내고 구획하는 핵심 장치는 캔버스 위에 부착된 ‘전통 창살’과 ‘사각 프레임’이다. 실제 나무로 제작된 창틀은 2차원의 평면 그림을 3차원의 오브제로 확장하며 작품 안의 허구적 공간과 관람객이 서 있는 실존의 공간 사이의 경계를 절묘하게 허문다.

정광복의 옻칠 리얼리즘은 ‘옻칠은 공예’라는 해묵은 이분법을 철저히 붕괴한다. 최고의 기술적 인내를 요구하는 전통 마회 기법으로 현대 사회의 냉정한 욕망과 결코 식지 않는 일상의 온기를 동시에 박제한 그의 화면 앞에서는 누구나 걸음을 멈추고 그 칠흑의 심연에 비친 자신의 초상을 들여다보게 된다. 정광복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옻칠화가 한국을 넘어 현대 미술의 보편적인 언어로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아름 인턴기자 han.areu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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