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총선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나치에 뿌리를 둔 극우 정당인 오스트리아자유당이 1당에 오르면서, 유럽에 불고 있는 극우 바람이 또 한 번 입증됐다. 오스트리아자유당이 난민 유입에 대한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불만을 건드린 점이 민심을
29일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가 이끄는 오스트리아 자유당이 득표율 28.8%로 1당이 됐다. 키클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비엔나/AFP 연합뉴스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나치 친위대 복무 전력이 있는 안톤 라인트할러 등이 1956년 창당한 자유당은 현재는 나치즘과의 연계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직전인 지난 28일 오스트리아 언론이 공개한 동영상에선 자유당 당원들이 한 장례식에서 나치의 영광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공개되는 등 나치즘과의 연관성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 남아있다. 2013년 ‘유로화 반대’ 등을 기치로 내건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 등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성장하며 정권을 잡기 시작한 유럽의 많은 극우 정당과 달리 오스트리아자유당은 나치에 뿌리를 둔 정당이지만, 2017년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는 등 집권 경험까지 있다.
이번 선거 승리 핵심 원인은 2021년부터 자유당을 이끈 헤르베르트 키클 대표가 집중한 반이민 전략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스트리아, 자유의 요새”라는 슬로건을 내건 오스트리아자유당은 지난 2년간 이민 요건을 강화하고 불법 이주자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이른바 “재이주”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주민이 오스트리아에 가족을 데려올 수 있는 요건을 대폭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오스트리아자유당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을 반대하고, 유럽연합의 대 러시아 경제 제재도 반대한다.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적 불만이 높아진 상황을 이용한 것이다. 이런 전략은 주효해서 오스트리아자유당은 지난해 초부터 집권여당인 중도 우파 성향의 국민당을 제치고 이번 선거까지 지지율 1위를 유지했다. 오스트리아자유당의 선거 전략은 다른 유럽 극우 정당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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