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도 검열하던 그 시절…‘세기의 걸작’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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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도 검열하던 그 시절…‘세기의 걸작’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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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엄혹한 검열 속에서 동명 영화의 결말을 단 이틀 만에 다시 찍으려는 중견 감독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거미집’이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개봉한다. 김 감독 데뷔작 ‘조용한 가족’(1998)부터 함께한 배우 송강호가 주인공 김열을 맡았다. 김 촬영감독은 참고한 작품으로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 이만희 감독의 ‘마의 계단’(1964), 미국 누아르 영화 ‘사냥꾼의 밤’(1955)을 꼽으며 '‘거미집’은 그림자가 강한 표현주의적 조명, 과장된 프레이밍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구레나룻이 턱까지 내려온 배우의 과장된 억양이 옛 충무로 방화를 떠올린다. 흑백화면의 명암 대비를 위해 오래전 사라진 텅스텐 조명기도 돌아왔다. 지난해 3~6월 촬영한 김지운 감독의 열 번째 장편 ‘거미집’ 현장 풍경이다. 1970년대 엄혹한 검열 속에서 동명 영화의 결말을 단 이틀 만에 다시 찍으려는 중견 감독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거미집’이 추석 연휴를 앞둔 27일 개봉한다. 김 감독 데뷔작 ‘조용한 가족’부터 함께한 배우 송강호가 주인공 김열을 맡았다.주인공은 주목받은 데뷔작 이후 변변찮은 감독으로 전락한 김열. 이미 촬영을 마친 신작 ‘거미집’을 걸작으로 만들 새 결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극 중 그의 영화 ‘거미집’은 방직공장 집에 시집간 신여성이 고부 갈등과 남편의 무능, 후처의 탐욕으로 인해 비통한 최후를 맞는 내용. 김열은 순애보적 비극을 투쟁적 결말로 바꾸려 한다. 유신정권에 짓밟힌 창작욕의 표출이기도 하다.

한국영화는 1960년대 황금기를 지나 70년대 침체에 빠졌다. 『한국 영화 역사』에 따르면, TV 보급, 가혹한 검열, 국책 영화 양산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영상자료원이 2016년 공개한 1960~70년대 영화 검열서류 2000여 건 중엔 유명 작품에 관한 것도 많다. 60년대 ‘7인의 여포로’를 찍었다가 반공법 위반으로 투옥됐던 이만희 감독은 73년 국방부 지원작 ‘들국화는 피었는데’를 반전에 초점 맞춰 만들었다가 또 곤욕을 치렀다. 김기영 감독의 ‘미녀 홍낭자’는 미신 조장을 이유로 장면 62곳을 삭제하거나 변경한 뒤에야 검열을 통과했다.이 무렵에는 성룡의 ‘취권’ 등 홍콩 무술영화, ‘닥터 지바고’ ‘대부’ ‘벤허’ 등 해외 대작의 공세도 거셌다. 1969년 1억7300만명이던 영화 관객 수는 76년 7000만명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한국 영화 점유율은 20~30%로 줄었다.

1970년대 영화 풍을 되살린 촬영·미술도 볼거리다. 김지용 촬영감독, 정이진 미술감독이 맡았다. 제작 과정이 당대 한국영화 수준을 재인식하는 계기도 됐단다. 신상옥·김기영·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정 미술감독은 “70년대 표현 기법은 현대 영화보다 독창적이고 기괴하게도 보였다”며 “컴퓨터그래픽이 없어서 오히려 수작업이 정교하고, 허용되는 표현 기법이 많게 느껴졌다”고 했다. 방직공장과 거미를 연결한 이미지가 한 사례다. 이미 컬러 영화가 주류인 1970년대이지만, ‘거미집’은 일부러 흑백을 택했다. 김 촬영감독은 참고한 작품으로 김기영 감독의 ‘하녀’, 이만희 감독의 ‘마의 계단’, 미국 누아르 영화 ‘사냥꾼의 밤’을 꼽으며 “‘거미집’은 그림자가 강한 표현주의적 조명, 과장된 프레이밍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당시 한국영화를 찾아보다 ‘하녀’ ‘삼포 가는 길’을 촬영한 김덕진 촬영감독의 영화 ‘고려장’을 처음 접하고 외국 작품에 뒤지지 않는 기술적 완성도에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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