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채식주의자'는 어쩌다 '포르노'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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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채식주의자'는 어쩌다 '포르노'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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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는 암초(暗礁) 같은 책이다. 얼핏 읽어서는 의도를 알 수 없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조차 수면 위를 겉돈다. 그러니 화자의 말만 믿고 따라가면, 깊은 곳에 숨은 작가의 의도를 발견하지 못해 좌초할 수 있다. 한강은 2016년 KBS | TV, 책을 보다 &...

는 암초 같은 책이다. 얼핏 읽어서는 의도를 알 수 없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조차 수면 위를 겉돈다. 그러니 화자의 말만 믿고 따라가면, 깊은 곳에 숨은 작가의 의도를 발견하지 못해 좌초할 수 있다. 한강은 2016년 KBS 에서"책 속 화자는 신뢰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내가 그편에 서서 옹호하면서 쓴 것이 아니라 이들이 빗나가는 과정을 따라가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폭력에 무감한 주변 인물들에 질려하며, 동시에 그런 자신도 폭력적인 존재임을 깨닫고 영혜는 극단적인 채식주의를 선택한다. 중요한 건 영혜가 아닌 주변 인물들이 '화자'라는 점이다. 책은 일상적으로 폭력을 행하고, 아무렇지 않은 인물의 시선으로 영혜를 바라본다. 그렇기에 독자는 화자의 서술을 거부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영혜를 읽어내야 한다. 영화는 마치 까다로운 영혜가 주변 인물들을 괴롭히는 것처럼 남편, 언니, 다른 가족의 힘듦에 이입한다. 카메라가 집중하는 건 영혜가 아니다. 영화는 완강하게 거부하는 영혜의 입에 고기를 넣는 다른 가족의 마음을 묘사하는 듯 보인다. 결국 관객은 영혜를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그런 가족에 대항하고자 자해하는 그의 행동을 더욱 납득할 수 없게 된다.

영화는 민호의 관음증적 시선을 그대로 따른다. 성인이 되어서도 몽고점이 있다는 말에 영혜의 몸을 낱낱이 보며 그 너머를 떠올리고, 영혜의 나체를 상상하며 성적인 그림을 그리고, 결국 세 번이나 나체 상태인 영혜를 촬영하는 과정을 모두 민호의 시점에서 묘사한다. 그 과정에서 영혜는 완전히 성적 대상화된다. 전반부에서 영혜가 주변 가족들을 괴롭히는 '이상한' 여자였다면, 후반부에서는 '야릇한' 여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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