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내가 가졌던 가장 큰 고민은, 이 지난한 삶을 겪을수록, 인간이 견딜 수 없이 싫다는 것이다. 직장 문제, 주거 문제, 취미생활을 통해 만난 사람들로부터의 집단 괴롭힘 등, 괴로움의 종류나 형태는 다양했지만 결국 모든 고민은 '인간은 대체 왜 이럴까'로 귀결되었다.
최근 몇 년간 내가 가졌던 가장 큰 고민은, 이 지난한 삶을 겪을수록, 인간이 견딜 수 없이 싫다는 것이다. 직장 문제, 주거 문제, 취미생활을 통해 만난 사람들로부터의 집단 괴롭힘 등, 괴로움의 종류나 형태는 다양했지만 결국 모든 고민은 '인간은 대체 왜 이럴까'로 귀결되었다.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서, 내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일정 부분 뉴스로부터 심리적 거리를 둘 때도 많았다. 그것이 비겁한 회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기성세대로서의 죄책감에 괴롭기도 하고, 환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싫지만, 또다시 사용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 환멸을 느끼기도 했다. 좋은 어른은 고사하고,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일도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세월호 희생자분들을 추모하는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어쩌면, 영화가 주는 감정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관람을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조현철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인공들을 향한 사랑이 느껴지는 섬세한 연출, 더없이 훌륭한 연기, 흡인력 있게 짜인 이야기의 구성과 흐름, 아름다운 영상미, 그리고 음악감독 오혁의 감각적인 OST까지, 모든 요소가 좋았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 유독 여러 번 반복해서 관람하게 되는 것도, 여러 좋은 요소들을 좀 더 자세히 감상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영화적으로 좋았던 점, 각 에피소드가 갖는 중첩적인 의미들, 나를 울게 한 대사들, 잠깐씩 지나가는 짧은 장면들의 온기마저도 얼마나 따뜻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면, 아예 연재 기사를 써야 한다. 다만 이 글에서는 작품에 담긴 이야기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위주로 적어보고자 한다.마냥 무겁기만 한 영화는 전혀 아니다.
사람을, 생명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결국 사랑이구나, 이 영화를 보면서 그 사랑의 힘을 정말 많이 느꼈다. 영화의 모든 장면에 사랑이 가득하다. 매일 아침 일상을 시작할 때 가족에게, 반려동물에게 '사랑해, 갔다 올게' 인사하는 순간. 좋은 곳에 가면 함께 가고 싶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함께 먹고 싶은 것.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오히려 상대방을 잘 들여다보지 못하는 마음. 좋아하는 사람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짐짓 괜찮은 척하는 마음. 그 사람 대신 울어주는 마음. 불길한 꿈을 꿨을 때 신변을 조심하라고 걱정해 주는 마음. 아주 잠깐이라도 연락이 안 되면 상대방의 안위가 걱정되고 불안해서 일상이 멈추는 일. 애칭을 지어 부르는 것. 오래 추억하고 싶은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 잃어버린 반려동물 찾는 전단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어떻게든 도우려는 마음. 상대방이 전화로 울음을 터뜨리면 진정될 때까지 소리 없이 함께 울며 기다려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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