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위험과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국제 밀입국 루트는 말 못할 인권침해의 현장이자 불법적인 ‘인간 거래 산업’이 되고 있다. 난민과 망명신청자와 불법이주자, 혹은 인신매매 피해자. 이런 구분들 사이에 사실 명확한 경계선은 없다.
엉터리 난민정책 보여주는 단면 14일 영국 정부가 추진하는 ‘르완다 난민 이송 프로젝트’의 첫 사례로 알려진 비행기에 승무원들이 탑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겨레S 뉴스레터 구독하기 https://bit.ly/319DiiE 르완다 남서부의 니웅궤 열대우림. 서쪽으로는 키부 호수와 콩고민주공화국, 남쪽으로는 부룬디 국경과 접한다. 아프리카 대륙 복판에서 가장 잘 보존된 열대우림 중 하나다. 침팬지와 원숭이 등 12종의 영장류를 비롯해 숱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숲을 가로지르는 능선은 나일강과 콩고강 사이의 분수령을 형성한다. 키부 호수를 따라 북쪽으로 옮겨가면 비룽가, 멸종위기종인 고릴라들이 사는 곳이다. 아프리카 하면 흔히 떠올리는 밀림이 바로 이런 곳들이다. 유럽에도 ‘정글’이 있다. 영국과 마주 보는 프랑스 도시 칼레. 영국으로 건너가려는 이주민, 난민들이 이곳에 모여든다. 칼레의 밀림이 형성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아프리카 중동부에 위치한 르완다는 우간다, 탄자니아, 부룬디, 콩고민주공화국에 둘러싸인 내륙국가다. 수치만 보면 르완다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낙후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인구 1320만명 가운데 40% 가까이는 빈곤선 아래에서 살아가고, 성인 인구 30%는 여전히 글을 못 읽는다. 하지만 한 나라를 수치로 재단하기는 쉽지 않다. 1인당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은 2100달러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2000년대부터 매년 6~8% 경제가 자라고 있으며 부패도 적은 편이다. 유엔개발계획 보고서를 보면 1990년 겨우 33.4살이었던 평균기대수명은 2019년 69살로 늘었다. 세계경제포럼이 해마다 발표하는 ‘성평등 순위’에서 르완다는 북유럽 국가들에 이어 세계 5~7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국회에 여성 의원이 남성보다 많고, 법률적 제도적 평등 수준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