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넘게 두려움에 떨게 하더니... 대진표에 내 이름만 남았다 비혼주의 싱글라이프 주짓수 양민영 기자
헤밍웨이가 청새치와 사투를 벌이는 노인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쓴 건 실제로 낚시광이어서 그렇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낚시와 사냥을 즐겼고 권투와 투우도 배웠다. 그것도 모자라서 종군기자가 되어 전쟁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기도 했다.유명 작가 중에는 헤밍웨이 같은 행동파가 많다. 그들은 원양어선을 타고 비행기를 몰고 정글을 탐험한 경험으로 걸작을 썼다. 무모한 짓을 실행하고 독자들에게 대리 체험의 쾌감을 선사한 그들은, 자극만 좇는 이 시대의 유튜버들 못지않은 강력한 관종력을 세상에 떨친 선구자들이다.
이제 좋든 싫든 간에 경험을 써내는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주짓수 대회를 선택했다. 한편으로는 단지 글을 쓰기를 위해서 얼마나 더 이상한 짓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러나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사람이 으레 그렇듯 결전이 다가올수록 부담이 커지고 마음은 외로웠다. 그럴 때는 이 지독한 외로움을 이해할 단 한 사람을 떠올렸다. 한마디로 그는 나를 반대로 만들어 놓은 사람 같았다. 내가 이미 훈련 과정에서 겁을 잔뜩 집어먹은 데 비해 그는 두려움이라고는 모르는 사람처럼 움직였다. 내가 경기 규정, 심지어 점수 체계도 잘 모르고 헤매던 동안 그는 불과 한 달 전에 있었던 경기에서도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잠자코 듣던 친구가 다시 말했다."근데 이거… 이야기는 되겠는데요?" 친구는 언론사 기자이고 '이야기가 된다'는 건 그쪽 업계에서 흔히 쓰는 말로 '기삿거리가 된다'는 뜻이다."아무래도 그렇죠?" 나는 친구의 말을 듣자마자 지더라도 도망갈 구멍이 생겨서 기뻤다. 또 이전까지 보이지 않던 맥락이 새롭게 보였는데, 부상을 입기 전에 매기는 보이지 않는 무엇에 사로잡혔다는 점이다. 그를 사로잡은 건 누추한 삶의 보상일 수 있고 우중충한 인생과 대비되는 빛나는 성취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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