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서 86세 어르신이 마을의 깨끗함을 위해 쓰레기 줍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온 그는, 어려움을 겪었던 이웃들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매일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눈부시게 내리쬐던 포근한 햇살은 잔혹하기 그지없었다. 어디 갈 곳도, 설 곳도, 앉을 곳도 없이 한순간에 고아 신세로 모조리 불타버린 고향을 뒤로하고 다른 마을을 떠돌아야만 했다.여든 넘어 마을 쓰레기 줍기 구슬땀... 일자리 아닌 '자발적' 봉사
쓰레기를 줍는 행동에는 그가 살아온 복잡하고 다난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었다. 부모를 여의고 홀로 힘들게 살아가기 시작했던 그때, 손을 내밀고 도와준 이웃들을 떠올리며 마을에 은혜를 갚아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문 어르신은 일제강점기 태어나 광복을 맞고, 한국전쟁과 제주4.3의 광풍을 겪은 뒤 정치사의 변동을 목격했다. 그만큼 긴 세월을 살아온 어르신은 어느덧 여든 넘어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노인이 됐다. 어르신이 만 10살 되던 해 제주4.3이 발발했다. 한남리에도 피의 광풍이 불어닥쳤고, 마을 전체가 불에 탈 때 집으로 간 아버지는 그대로 붙잡혀 군경에 의해 희생됐다. 살 곳이 없어진 어르신은 보목리 고모네 집에서 살다가 태흥리, 의귀리를 거쳐 마을 재건과 함께 1954년 무렵 고향으로 돌아왔다.
3000만원이라는 액수로는 매길 수 없는 가치의 4.3보상금을 흔쾌히 마을에 기부한 것으로도 모자라 매일같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겠다며 쓰레기를 주우러 다닌 어르신. 귀감이 된 그의 행동에 마을은 '공덕비'를 회관 앞에 세우며 뜻을 기렸다. 공덕비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졌다.공덕인은 남평문씨 50세손이며 입도 32세손으로서 父 문도천 님과 母 양란 님의 외아들로 1938년 한남리에서 태어났다. 공덕인이 11살 되던 해 제주땅에 4.3이라는 광풍으로 부모를 잃어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혈혈단신 외로운 세상을 맞이했지만 妻 고월선을 만나 6남매를 두고 다복한 가정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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