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자전거와 함께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건강을 챙기자는 의도였지만, 자전거 길에 만나는 다양한 이야기가 훨씬 건강한 삶을 만들어 준다. 지나는 길에 만나고, 구멍가게에서 나누는 이야기는 언제나 구수하고도 흥미롭다. 아직도 남아 있는 시골의 구멍가게는 동네 사랑방이며 지나는 길손의 쉼터였다.
오래전 과자가 있고, 영화에서나 봄직한 물건들이 지나간 기억을 찾아내 준다. 봄부터 가을까지 자전거를 타며 찾아가는 구멍가게는 서너 곳이다.
옛날 과자와 음료수가 곁들여진 5자 회담, 친구들 넷에 여주인장이다. 아픈 몸을 보전하라며 일거리를 말려보지만, 시골에서 그것도 하지 않으면 뭘 하느냐 한다. 그렇다. 시골에서는 놀이 삼아 짓는 농사요, 더러는 주업으로 삼는다. 대대로 물려받아 배운 것은 농사일 밖에 없으니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라도 일을 해야 한다. 돈도 필요하지만, 가끔 찾아와 시답잖게 생각하는 자식들에게 무어라도 주고 싶어서다. 가게 구석에서 찾아낸 비타OO, 할머니의 얼굴색이 바뀌었다.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티 없는 밝은 모습이 한없이 밝아 보인다. 허리가 불편해도 손주들을 돌보며, 이웃으로 마실을 오신 것이다. 말씀이 하고 싶어 찾아오셨는데, 예기치 않은 객들에게 비타OO을 얻어마시며 나누는 이야기에 신이 났다. 손주와 손녀를 돌보는 할머니의 삶, 고단해도 그곳엔 사람 사는 맛과 멋이 있다.
언제나 반갑게 인사를 하시던 주인장이 무덤덤하다. 일이 많아 그러려니 하며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으며 기다리는 사이, 주인장 내외의 의견 충돌이 났다. 할머니가 동태찌개 끓일 것을 어디에 놨느냐고 한다. 어르신은 말이 없다. 잠시 후, 끓이라는 동태찌개를 냉장고 위에 놓아뒀다며 화를 내신다. 세월은 모든 것을 잊게 하고, 방금 전 일도 가물가물하다. 갑자기 식당 안이 싸늘해진다. 한 참 후에 된장찌개가 나왔지만 오늘은 된장 맛이 전과 같지 않다. 헐떡이며 페달을 밟으며 늙어가는 청춘들은 수많은 삶의 이야기를 만난다. 아픈 몸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 대장부며, 손주를 돌보며 살아가시는 할머니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돌멩이가 들어있는 배낭을 메고 다니신다. 어디가 불편한지 가게 문을 닫아버린 주인이었다. 노년의 몸을 이끌고 식당을 운영하시는 할머니 부부, 고단한 몸은 모든 것을 허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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