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치매는 결코 소중했던 모든 걸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인생을 생각할 때 생로병사만큼 중요한 게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택할 수 없는 생로병사를 마치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출생과 결혼은 환영하며 축하하는 반면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없는 일처럼 가리고 숨기려 한다.
그러나 축하와 기쁨의 잔치보다 더 자주 경험하게 되는 현실은 늙고 병드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아프고, 계속 늙는다. 2023년 현재 우리나라 여성 평균수명은 90.7세, 남성 평균수명은 86.3세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2022년 건강 수명은 65.8세로 2년 전인 2020년 66.3세보다도 0.5년 줄었다고 한다. 우리 5남매는 매달 돌아가며 어머니를 모시다가 결국 시설에 입소시키게 되었고, 그러다가 코로나 2년을 맞았다. 그때는 한 해를 통틀어도 한두 번밖에 뵐 수 없었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셨다. 그러다가 누나가 어머니를 돌보겠다며 모셔갔다가 본인이 수술할 일이 생겨 포기하고, 나도 할 수 있는 대로 몇 개월을 모셨다가 다시 시설로 보내드렸다.
그러나 치매가 더 깊게 진행되면서, 어머니는 남편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자식들의 이름과 관계도 잊기 시작하셨다. 그런데 지금까지 남은 것은 놀랍게도 젊은 시절 돌아가신 당신의 엄마와 아빠였다. 자다가도 슬금슬금 일어나 벽을 짚고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하신다. 깜짝 놀라 붙들고"어디 가시냐?"며 다시 모셔 들이려 하면 엄마와 아버지가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신다며 가야 한다고 하신다. 그렇다고 항상 똑같은 것도 아니다. 때로는 우리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어느새 다시 다른 세계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계신다. 모친은 두 세계를 살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우리는 우리 기준의 생각과 행동, 경험만 옳거나 전부라고 여기며, 그들의 시간과 공간을 부정하려 하거나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가?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으니 더 편하게 대할 수 있고, 함께 나눌 여지가 훨씬 커졌다. 가족이 치매인을 보며 크게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들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익숙한 찬송은 따라부르고, 기도를 마치면"아멘!"으로 응답하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치매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낀다. 치매 엄마를 통해 눈앞 현실과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더 많이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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