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자택에서 만난 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이 다른 세력을 탄압하는 흉기가 되고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 검찰수사에 맞선 민주당 내 구심력이 커질 전망이다. 4월 총선 이후 사실상 ‘심리적 분당’에 이르렀던 주류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8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집 밖으로 나와 취재진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비주류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일가 수사를 계기로 공동 전선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 재임 시절 ‘사위 특혜채용 의혹’으로 일가가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를 받게 된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표 등 민주당 새 지도부와의 비공개 차담에서 전에 없이 검찰 수사를 직접 거론하며 이 대표와 보폭을 맞췄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차담 뒤 브리핑에서 “두 분이 검찰이 다른 세력을 탄압하는 흉기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2022년 5월 정권교체 이후 이 대표와 그의 측근들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 등으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수사 등으로 검찰의 먼지털이식 수사를 받았으나 문 전 대통령은 한번도 검찰 수사를 언급한 적이 없다.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우려를 에둘러 나타냈을 뿐이다.
이런 연대는 10월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 대표에게도 적잖은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선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8·15 복권 이후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을 중심으로 비주류가 이 대표의 10월 선고 결과를 계기삼아 결집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 수사로 ‘명-문 연대’가 굳건해진 탓에, 적어도 내년까지 단일대오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수사로 두 세력 사이에 사실상 시한을 정하지 않은 ‘전략적 제휴 관계’가 형성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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