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은 교사 한 명이 여러 명의 학생에게 '1대 다'로 지식을 전달하던 수업 방식에서 '잠자는 교실'이 시작된다는 진단을 깔고 있습니다.
편집자주유보통합부터 대학개혁까지. 정부가 교육의 틀을 다시 짜겠다는 계획을 밝힌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한국일보는 교육계 전문가 13명에게 이번 정부 교육개혁 정책의 기대효과와 부작용, 위기와 기회 요인을 물었습니다. 공정한 출발선은 가능할지, 잠자는 교실은 일어날지, 대학을 위기에서 구해낼 방법은 무엇일지 5회에 걸쳐 분석합니다.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백석초 5학년 1반 수학 수업 시간. 1단원 '자연수의 혼합계산'과 2단원 '약수와 배수'까지 개념 학습을 끝낸 학생들의 책상에는 종이 교과서 대신 태블릿 PC가 1대씩 놓여 있었다. 태블릿 화면에 떠 있는 건 인공지능을 활용한 수학 학습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태블릿에 제시된 곱셈과 나눗셈이 합쳐진 수식 계산 문제를 푼다.학생이 화면을 터치해 답을 입력한다. 틀렸다면, 실수인지 몰랐는지를 가리기 위해 같은 개념을 담은 '쌍둥이 문제'가 뜬다.
잠자는 교실 심각..."1교시엔 5명 빼고 전멸"교육부가 정책을 발표하며"교실을 깨어나게 하겠다"고 강조한 건 그만큼 '잠자는 교실'의 실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현실을 엿볼 최근 자료는 지난해 9월 좋은교사운동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일반고 교사 2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가 있다. '고3 25명 반에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몇 명인지'를 묻는 질문에 거의 전부인 21~25명이라고 답한 교사가 17%나 됐다. 16~20명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6%였다. 0~5명만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교사들이 가장 많이 꼽은 학생들의 수업 중 '딴짓'은 '수업과 무관한 학습하기'였고, '수업 중 잠자기'도 33%에 달했다.조사 결과가 과장된 게 아니다.
에듀테크를 수업에 활용해본 교사들은 개별화 교육 전환이 갖는 의미에 기대를 갖고 있다. 윤진석 서울 서라벌고 교사는"학업 성취가 부족한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자신이 공부를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게 부담스러워서 질문을 안 하게 된다"며"AI교과서를 통해 개별적으로 학습하고 피드백을 받으면 그런 걱정을 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서영 경기 솔터초 교사는"종이 교과서는 아이들이 집에 가서 공부를 하는지 안 하는지 알 길이 없지만, 에듀테크 기기를 활용하면 과제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했는지를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어 그에 맞춰 학생을 지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의 '계층 이동 사다리' 기능이 약화하면서 교실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산 A고의 서 교사는"지난해 이미 태블릿PC가 보급됐고, 논술·발표·주제탐구 같은 수업을 하고 있지만, 부모나 교사가 동기를 부여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며"좋은 대학을 가면 삶이 조금씩 나아진다는 막연한 희망도 갖기 어려운 현실이 문제"라고 했다.또 학생들이 자는 이유는 말 그대로 '피곤해서'이기도 하다. 2021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하루 6시간 넘게 자지 못하는 고3 학생의 비율은 50.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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