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의 정치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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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제주항공 참사를 통해 애도의 중요성과 그에 대한 사회적 논의

세월호…10·29 …제주항공 여객기…사회적 참사에 대한 ‘애도’의 정치적 가능성 영화 스틸컷. 시네마 달 제공 애도를 훼손하려는 시도는 집요…‘분리’ ‘ 타자화 ’를 통해 익명화 또는 고통에 지나치게 파고들어 디지털 세계 속에 콘텐츠로 소비 당사자와 비당사자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참사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큰 고통 속에 있을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런 문장은 어떻게 써도 어색하다. 선명한 고통에 닿을 수 없는 형식적인 표현처럼 느껴진다. 동시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어떻게든 담아내는 그릇이기에, 쩔쩔매며 ‘애도’라는 단어에 기댄다. 애도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죽음을 슬퍼함’이다. 당사자가 아니라면 사건은 ‘남의 일’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한국 현대사와 참사에서 경험하였듯 누군가의 죽음은 ‘남의 것’이 아니다.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없더라도.

공동체에 속한 누군가의 죽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무수히 연루되며 관계하는 존재에게 큰 사건이다. 잇따는 참사와 증오 범죄는 시민들의 의식 깊은 곳에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감각을 새겼다. 애도는 확장하는 감각이다. 상실을 경험하고, 그 상실을 둘러싼 세계를 직면하게 하며, 비좁은 ‘나’의 경계를 넘어 타인과 연결한다. 애도는 정치적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래서 애도를 훼손하려는 시도는 집요하다. 영화 속 한 장면. 필름영 제공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분리와 타자화다. 참사와 고통을 특별하고 비일상적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피해자나 생존자를 익명화한다. 국가가 나서서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해버리며 애도의 주체와 방식을 박탈한 10·29 참사에서 위패나 영정이 없었던 합동분향소가 대표적이다. 이름과 얼굴이 없는 숫자로만 존재할 때 개인의 고유함이나 서사는 사라지고 공동체의 기억과 상호작용할 수 없다. 또 다른 고립의 전략은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것이다. 왜 비행기가 아닌 배를 타서, 서양 문화에 심취해서 노느라고, (비행기를 탔더니) 왜 저가 항공을 타서 등등, 특정 조건을 강조하며 피해자를 비난한다. 그렇게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비당사자들을 사건 및 유가족과 떨어뜨린다. 참사와 일상, 참사의 당사자와 외부인을 구별하고 ‘불편한 사건’으로부터 지켜야 할 ‘안온한 일상’을 설정하면 이제 고통은 ‘평화를 깨뜨리는 가해자’로 둔갑한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지겹다’라는 감정적 공격처럼 자신의 생활을 지키려는 평범한 욕구가 타인의 슬픔을 탄압하는 폭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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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참사 정치 사회적 논의 분리 타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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