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로 망명했다.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온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 아사드 정권과 대립해오던 튀르키예의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이슬람근본주의를 내건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로 망명했다.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온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타격을 입게 됐다. 아사드 정권과 대립해오던 튀르키예의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이슬람근본주의를 내건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의 등장에 미국의 부담도 커졌다. ‘중동의 화약고’ 시리아 문제가 내전 발발 13년 만에 ‘뜨거운 감자’로 재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은 9일 새벽 아사드 대통령과 가족들이 모스크바에 도착했고 러시아에서 망명을 허가받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북쪽 라타키아 공군기지와 시리아 서쪽 해안의 타르투스 해군기지를 1970년대부터 임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동지중해로 진출하는 데 시리아는 매우 중요한 거점으로 러시아는 아사드 정부와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다. 아사드의 망명 이후 또다른 동맹국인 이란도 입장을 선회했다. 이란 국영 이스나 통신은 이란 외무부가 “시리아의 미래는 어떠한 파괴적인 외국의 개입이 없이 오로지 시리아 국민의 손에 달려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이아트의 공격 초반 이란이 여러 방면으로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는 성명과는 달라진 지점이다.아사드의 망명으로 아사드를 비호해오던 러시아와 이란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가디언은 “시리아에서 이란의 개입은 끝나가고 있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통하는 육로도 폐쇄됐다. 이란의 전방방어라는 안보 전략 체제가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의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러시아와 유라시아 책임자 유진 루머는 “러시아가 중동에서 ‘가장 오래된 고객’을 민병대 무리로부터 구할 수 없다면 동맹으로 무슨 소용이 있나. 작전의 실패뿐 아니라 외교적 평판의 타격이기도 하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미국의 속내는 복잡하다. 미국이 반대해온 아사드 정권이 몰락했지만 하이아트는 이슬람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 전선에서 출발한 조직이다. 미국은 하이아트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상태다.시리아의 정세가 급변하자 국경을 접한 이스라엘도 움직이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은 8일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 지대인 골란고원 등 완충지역에 병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 공군은 시리아 전역에서 보안시설 등 수십개의 목표물을 공습했다. 시리아 정부의 무기가 하이아트에 넘어갈 것을 우려해서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보도했다. 또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국경 철조망을 넘어 골란고원 북쪽 헤르몬산 정상 지역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1973년 10월 전쟁 이후 처음으로 시리아 영토에 진입한 것으로, 헤르몬산은 해발 2814m로 시리아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이스라엘·시리아·레바논 접경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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