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영화] 장선우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1992년에 출판된 고 로버트 제임스 윌러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는 세계적으로 1억82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프랑스의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는 1990년대 영화 순위 베스트10에서 를 공동 1위에 선정했고 국내에서도 1995년에 개봉했다가 2017년에 재개봉 했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88년 를 통해 서울 관객 10만을 돌파하며 흥행감독으로 떠오른 장선우 감독은 1990년 박중훈과 최명길이 출연한 영화 을 선보였다. '기혼자들의 사랑'이라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은 그 해 백상예술대상 작품상과 대상을 수상했다. 장선우 감독은 1993년에도 으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장선우 감독은 2002년 100억 원 가까운 거액의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 을 선보였다. 하지만 은 개봉과 동시에 엄청난 혹평 속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고 결국 장선우 감독은 그 후 더이상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 비록 50대 초반의 이른 나이에 감독 커리어가 끝났지만 1990년대 장선우 감독이 보여준 상업적, 예술적 성과들은 영화 한 편이 실패했다는 이유로 폄하될 수 없는 부분이다.이 개봉한 1990년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9.9%로 세계평균성장률보다 6.98%나 높았다. 그만큼 경제 호황의 시대였지만 그 시절에도 그늘로 내몰렸던 빈민들이 존재했고 은 경기도 외곽 시골마을의 치마공장에서 만난 가난한 기혼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사실적으로 그린 멜로 영화다. 사실 소재만 보면 장편영화보다는 아침드라마나 일일드라마에 더 잘 어울릴 법 하다.
젊은 나이에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한 박중훈의 열연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지만 사실 일도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인간쓰레기'가 따로 없다. 뻔히 아내가 있음에도 외간여자와 불륜을 저지르는 것도 모자라 아내와 자식을 버리고 공례와 살림을 차린 후에도 술에 취해 성매매 여성과 또 다시 바람을 피면서 그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이 때문에 영화 후반 다시 만난 공례에게 사랑한다고 애원하는 일도의 절규도 관객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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