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워 잔인한 사월, 국밥 한 그릇 같이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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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박기영 시인, 다섯 번째 시집

누군가에겐 문학이 쓸모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몸에 쌓여있던 독에는 문학이 제일 좋은 해독제였던 것 같다. 글만큼 자기 치유와 자아 성찰에 좋은 도구가 또 있을까. 글을 읽고 썼기에 살았고, 살아냈다.김수영 시인의 "시는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라는 말처럼, 국밥론의 저자 박기영 시인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얼마나 절박하게 나를 삶으로 밀어 올릴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라고 말이다. 아! 삶으로 나를 밀어 올리기 위하여 몸부림치던 모든 순간들이여!

박기영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국밥론의 제1부는 한 끼의 평등을 나타내는 국밥 한 그릇에 대하여, 음식을 매개로 생명과 삶을 사유한다. 세상살이 서글퍼서 눈물 나지만, '살아가는 일은/내 몸의 독을 다스리는 일/날숨과 들숨으로 가슴 다독여/갈비뼈 깊숙이 숨어있는 슬픔 추스르며/어두운 그림자 쓸리는 이야기를/두 발로 끌고 가는 일'이라 토닥인다. 당시 박기영 시인은 길을 가다가도 문득 멈춰 서서 시를 써 내려갔다고 한다. 최영미 시인이 '선운사에서'를 통해 노래하였듯, 절절히 그리운 누군가를 잊는다는 건 영영 한참 걸릴 일이며, 김용택 시인이 '사람들은 왜 모를까'라고 물었듯, '봄'은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피어나는 계절인 것이다. 박기영 시인이 써내려간 슬픈 봄편지와 더불어 2부에 실린 작품들에서, 진심 어린 애도의 편린들이 전해진다. 제3부 '산성 학교' 편은 이 땅에 이주민으로 유입된 사람들의 삶의 애환을 그려낸다. 이주민은 타향살이하는 사람들을 뜻하는데, 어디 타향 살이 중인 사람이 이주민뿐일까. 우주적인 큰 관점에서 보면, 탯줄을 끊고 이 땅에 태어남으로써 우리 모두는 이미 '모태'라는 고향을 한 번 떠나온 사람들이다.

우리 모두는 삶에 있어 나그네다. 나와 뿌리부터 완전히 다른 삶의 면면들을 다 이해할 순 없겠지만, 이 세상에 어쩌다 태어난 똑같은 나그네로서, 서로의 삶에 작고 따뜻한 친절이 될 수는 있으리라. 그리해야 모두의 험난한 순례길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견딜만했고, 살아볼 만했고, 진실로 아름다웠던 삶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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