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려실' 편액 속 부자의 깊은 인연... 조선 최고 야사 쓴 긍익과 원교 이광사의 이야기
지난 2022년 전북 전주국립박물관이 일반 미술품 경매도록에 나온 동국진체의 글씨와 유사한 작품을 구입했다. 원교 이광사가 그의 아들에게 써준 호를 똑같이 판각한 '연려실'이라는 편액이었다.
'조선현판 특별전'에 나온 편액엔 원교 이광사가 장남인 긍익에게 지어준 호 '연려실'의 각수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유년시절부터 역사에 관심이 깊었던 아들이 중국의 유향과 같은 큰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내력을 담은 호를 아들에게 내렸다.부친이 죽은 후, 긍익은 전남 완도의 신지도로 내려와 원교의 글씨를 자신의 방에 새겨 내걸고 필생의 역작이자 과 더불어 조선 최고의 역사서로 꼽히는 을 저술했다. 이 임금의 관점에서 쓰였다면 은 왕조의 기록보다도 더 자세한 내용이 수록됐다. 승자의 역사가 아닌, 각종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나열해 한 눈에 우리의 역사를 볼 수 있게 서술했는데, 컴퓨터가 없던 당대로선 세간의 관심사였다.
책 속의 이야기 몇 개를 예를 들어보면, 태조 이성계가 정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고향인 함흥에서 은거할 때 일이다. 2차 왕자의 난을 일으킨 태종이 부친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함흥으로 차사를 보내는데, 심부름 간 사람들을 돌려보내지 않아 생겼다는 '함흥차사'의 고사라던가, 신숙주가 궐에서 밤늦게까지 업무를 보다가 깜빡 잠들었는데, 이를 측은하게 여긴 세종이 자신의 옷을 벗어 덮어주었다는 이야기, 신숙주의 부인 이야기, 수염이 아름답고 그 모습이 범상치 않았다는 문종 이야기, 노비의 자식들에게까지 관용을 베푼 황희 정승의 이야기 등. 드라마나 영화에서 제작된 조선왕조의 이야기를 모두 이 책에서 가져왔다고 전한다.온갖 불행을 떠안고 신지도로 유배 온 원교 이광사에게 유일한 힘과 희망이 된 것은 두 아들 긍익과 영익이었다. 영익은 부친을 따라서 유배지 신지도로 내려와 부친이 타계할 때까지 수발하면서 함께 서화 작업을 하며 조선의 양명학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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