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뛰든, 내 방 정리를 하고 나오든 뭐라도 하나의 루틴을 지키고 나오면 인생을 견디는 데 좋은 무기가 되지 않을까요?'
원윤식 네이버 전무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매일 기자와 국회 관계자들을 만나고 상대하는 원윤식 네이버 대외커뮤니케이션 전무는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매일 새벽 10㎞씩 2년을 달렸다. 1년 전부터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달리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감정을 그의 블로그 '매뛰남'에 적었다. 그가 남긴 글들은 지난 달 13일 '끔찍해서 오늘도 달립니다'라는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매일 5시 30분 기상, 하루 10㎞ 달려원윤식 네이버 전무가 2022년 9월 '철원DMZ 국제평화마라톤' 완주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본인 제공그가 처음 달리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 2003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그는 건강을 챙기기 위해 운동화 끈을 고쳐 맸다. 8년 전부터는 건강 달리기를 넘어 북한강 100㎞ 마라톤, 지리산 화대 종주 48㎞ 마라톤에도 나가는 '울트라 러너'로 탈바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바깥 일정이 줄고 여유가 생기자 매일 뛰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자신과 약속을 지키는데 도움이 됐다. 그가 네이버에서 맡은 업무 중 하나는 인플루언서들이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것을 돕는 일. 이에 그도 블로거가 돼봐야겠다는 생각에서 매뛰남 블로그를 열었다. 그는"매일 내가 올린 글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는 만큼 하루라도 건너뛰어서는 안 되겠다는 책임감도 들었다"며"여름쯤 되니까 더 이상 쓸 말이 없어 콘텐츠를 위해 지난해에만 5개 마라톤 대회를 나가기도 했다"고 말했다.새벽마다 달리러 나가는 그를 두고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원 전무는"골프처럼 돈이 나가는 취미도 아니고 낚시처럼 장시간 어디 다녀오는 것도 아니어서 정작 와이프나 자식들은 무관심하다"며"다만 내가 뛰는 걸 보고 고도 비만이었던 동생이 자극을 받아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15㎏나 살을 뺐다"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