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도 재개발이 되나요? 기도하는남자 류현경 일하는목사 박혁권 개척교회 임영하 기자
강동헌 감독의 장편 데뷔작 는 지독한 생활고로 마지막 남은 신앙심마저 뿌리째 흔들린 어느 목사의 이야기이다. 개척교회 목사가 주인공인 기독교 영화인데, 그렇다고 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원론적 이야기만을 하고 있지 않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공명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가 가진 최대 장점이 아닌가 싶다.신실함 하나로 인정받던 신학생 태욱은 어느덧 세월이 흘러 개척교회 목사가 되어 예배를 집전하고 있다. 그러나 태욱의 표정은 밝지가 않고, 찬송가를 부르면서도 마치 교인들이 더 올 것인지 가늠하는 것처럼 문쪽을 보는 양미간이 찌푸려져 있다. 예배당마저 카타콤 지하교회처럼 어두컴컴하고 누군가에 쫓기는 듯 압박감이 감돌고 있다.
태욱은 피투성이가 된 채 맨발로 아내 정인의 일터에 찾아오고, 그날 밤 태욱은 '정인아, 나 더는 못 하겠어'라고 포기를 선언한다. 그의 포기는 '5천만 원 구하기' 미션뿐만은 아니었다. 바로 그의 인생의 터전인 교회를 포기하는 것이었다. 집 없는 달팽이처럼, 교회 없는 목사가 되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석유난로와 벽에 설치된 회전형 선풍기, 그리고 강대상과 나무 십자가 인테리어, 손글씨 찬양 악보 스탠드, 뒤편 헌금꽂이함의 규모로 보아 운영된 지 약 20~30년은 되고 출석교회 백 명은 족히 넘겼던 교회로 보인다. 똑같이 구도심의 낡은 교회여도,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교회는 재개발이 호재가 된다. 공사기간쯤은 버틸 수 있으며, 종교부지에 신축 건물을 세워, 생존한 원주민 성도들과 대단지에 새로 입주하는 중산층 성도들을 대거 흡수하며 교회의 덩치를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월세 교회는 성도도 놓치고, 터전도 사라진다.중형교회는 대형교회를 바라보고, 대형교회는 초대형교회를 바라보고, 초대형교회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교회를 바라본다. 확장만이 숙명인 듯 여기는 것 같아 씁쓸하다. 태욱의 후배 목사 임동현은 아버지의 대형교회를 물려받은 자신의 신세에 대해 양가적 감정을 가진 듯하다. 아버지가 자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부끄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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