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오늘: 박인하 시인의 '들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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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오늘: 박인하 시인의 '들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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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시로 읽는 오늘' 연재의 첫 번째 시로, 박인하 시인의 '들어 봐요'를 소개합니다. 비 내리는 밤, 그리움과 희망이 교차하는 그린칭에서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깊이를 탐구합니다.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시로 읽는 오늘'을 연재합니다. 시로 아침을 시작한다면, 수많은 갈등과 전쟁도 줄어들 것입니다. 독자들은 힘 있는 언어를 익혀 튼튼한 내면을 가꿀 수 있고, 다양한 시를 통해 새로운 시민의 감수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첨예한 문제를 시인의 예민한 감각으로 길어 올린 한국시를 매주 두 편씩 선정하여, 추천 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들어 봐요비는 저물어 가는 이곳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로수에 핀 봄꽃들의 하얀 이가 부딪치는 소리도 들리는 저녁 당신을 위해 일부러 찾아든 건 아니지만 아무튼요 당신이 무척 사랑했다던 마을 그린칭에 왔어요 눈에 보이는 건 비의 실루엣들 빗소리만 어둠과 함께 훌쩍여요 들리지 않아서 그 고요한 몸은 얼마나 뜨거웠을까 비는 대지의 음악 밤새 저렇게 스며요 비 내리고 밤 깊은 햇포도주의 마을 낡고 병든 나는 어디서 햇것을 품을 수 있을까요 들어 봐요, 빗소리들 밤새 후두둑 이리로 던지는 봄의 알람 소리들 햇이파리 고개를 쑥쑥 밀어 올리며 어둠을 털어내는 기척들 이 밤의 빗소리들 마르고 갈라진 영혼을 돌보며 촉촉해질까요 가지 끝에 매달린 초록의 음표들 반짝이며 아침이 오면 짐을 꾸려 이곳을 떠나요 불러도 늘 대답 없는 귀가 먼 당신비 내리는 밤, 나는 '당신'이 사랑했던 마을 그린칭에 와 있다. 그린칭은 추억의 장소이자, 아무리 불러도 응답이 없는 부재의 공간이다. 화자의 낡고 병든 마음은 빗속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하지만 대지의 음악처럼 울려 퍼지는 빗소리는 고요를 흔들며 생명의 기척을 전한다. 비는"봄의 알람 소리"가 되어 햇이파리를 밀어 올리고, 가지 끝에 매달린 초록의 음표를 반짝이게 한다. 저물어 가는 이 밤이 지나고 나면, 그 끝에서 봄은 새 아침을 데리고 올 것이라는 예감을 품게 한다. 이 예감은 부재를 지우지 못하지만, 조용히 끌어안은 채 남아있는 작은 희망이다. 응답 없는 부재 속에서도, 다시 살아보려는 미세한 움직임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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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하 들어 봐요 그린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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