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전문의 등의 진술에 비춰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못하는 사실을 인식하는 걸 넘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하였다고 인정하기엔 부족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남편의 전처를 닮았다거나 자신이 유산한 원인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학대를 시작했다'며 '보호와 양육의 대상인 피해자를 자신의 분노 표출 대상으로 삼아 사망하게 한 행위는 그 자체로 반사회성과 반인륜성이 크다'고 밝혔다. 친부 이씨에 대해선 '아내의 학대 행위를 인지하고도 친부로서 피해자를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고 학대에 동조했다'며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받고 있지 않아 사망에 따른 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피해자 방임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지난 2월 9일 인천시 남동구 한 장례식장에 아동학대로 사망한 초등학생 이모군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친부는 친모의 면접교섭 요청을 번번이 거절했는데 그 사이 “엄마와 계속 만나고 싶다”던 이군은 학교 온 친모를 피하고 계모에 전화하는 등 점차 친모와 거리를 뒀다고 한다. 친부와 계모의 학대는 이군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연합뉴스
계모 이씨는 이날 구치소 수감 중 출산한 신생아를 아기 띠에 메고 와 선고를 듣는 동안 매만졌다. 재판부는 “이씨는 친자식 2명에게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애정을 보였는데, 피해 아동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만을 살인을 통해 벗어나고자 했다고 보기에는 가정을 파괴하려 할만한 동기도 부족하다고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