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지도자, 운명에 취한 지도자[노원명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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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에 떨어진 사람을 향해 만인이 돌을 던질 때 거기에 작은 돌 하나를 보태는 일은 보람이 없다. 양심이 부대끼는 일이다. 그러나 한때 윤석열 대통령 개인의 행운과 대한민국의 국운이 일치하기를 기원했던 일인으로서 소회가 없을 수 없다. 나는 그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는 소문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위대한 예술가나 사상가 중에 술고래였던 사람은 헤아릴

나락에 떨어진 사람을 향해 만인이 돌을 던질 때 거기에 작은 돌 하나를 보태는 일은 보람이 없다. 양심이 부대끼는 일이다. 그러나 한때 윤석열 대통령 개인의 행운과 대한민국의 국운이 일치하기를 기원했던 일인으로서 소회가 없을 수 없다.

첫 직장에서 만난 선배 한 분은 독하게 일하고 술로 그 독을 푸는 스타일이었다. 내가 부장으로 모실 때는 이미 술이 많이 약해진 연배여서 초장부터 취기가 흥건하였다. 회식이 파하면 그를 집까지 ‘배달’하는 과업이 막내에게 떨어졌다. 택시 안을 집의 화장실로 착각한다든가, 집 안방문을 열듯 택시 문을 열어젖히는 사태에 대비해 피의자를 호송하는 수사관처럼 옆에서 집중 경호를 했던 기억이 난다. 늘 감탄했던 것은 그렇게 취했던 분이 아파트 동 앞에 마중 나와 있는 형수를 보면 정신이 바로 깬다는 것이었다. 갈지자 행보가 똑바로 서곤 했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케빈 스페이시를 보는 듯했다.

지도자의 음주가 위험한 이유는 감정과 판단을 흐리기 때문만은 아니다. 수많은 ‘차지철’과 ‘김재규’를 낳는 게 몇 배 더 위험하다. 술은 사람을 가리는 취미활동이어서 멤버 구성이 배타적이다. 추경호는 부르고 한동훈은 안 부른다. 번개 치는 상대는 늘 친윤뿐이다. 혹은 충암고 동문. 대통령이 술을 만날 차지철들과 마시면 어떻게 되는 줄 아는가. ‘싹 갈아엎으면 되지’ 같은 소리가 나온다. 나는 맨정신에는 선배들한테 간혹 어깃장을 놓지만 술자리에선 맞장구 치기도 바쁘다. 하물며 차지철들은 어떻겠는가. ‘갈아엎으세요. 싹!’ 맞장구친 것 아닌가.

나는 윤 대통령의 저 소문난 쇠고집, 에고의 뿌리가 어디인지 궁금하다. 그는 중산층 가정에서 나고 자라 한국 최고학부를 바로 들어갔다. 그런 그에게 사법고시 9수는 어마어마한 좌절이었을게 분명하다. 9수를 했다는 것 자체로 보통 사람은 아니거니와 그 고행 끝에 기어코 검사가 되었으니 ‘운명이여 덤벼라’ 류의 굉장한 에고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에게는 죄다 상관이 된 대학 후배들 앞에서 계면쩍어하지 않는 배포, ‘형’으로서 사적 자리를 주도하는 리더십이 있었다. 9수 만에 들어온 사람이 그렇게 당당하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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