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테리에 ‘윤석열 결단 칭송’ 칼럼 로비…외교부가 자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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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를 위해 불법 행위를 했다는 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 혐의로 미국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된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한국계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사건이 한반도 문제를 담당했던 미국 고위급 관계자들과 한국 국가정보원의 정보활동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이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법원 강제동원 배상 판결 문제에 대해 일본에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내용인 제3자 변제 방식을 통해 대일 관계를 개선을 시도한 것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한국 외교부로부터 받았다. 그는 이후 워싱턴포스트에 ‘한국이 일본과 화해를 위해 용감한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제목의 칼럼을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와 공동으로 게재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윤 대통령의 결정이 정치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데도 내린 결단으로 묘사했다. 워싱턴포스트 누리집 갈무리

한국 정부를 위해 불법 행위를 했다는 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 혐의로 미국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된 미국 중앙정보국 출신 한국계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사건이 한반도 문제를 담당했던 미국 고위급 관계자들과 한국 국가정보원의 정보활동 적절성 논란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국정원장을 포함한 고위직 인사들의 행적과 발언도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허술한 처신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7일 미국 뉴욕남부지검이 공개한 공소장에는 테리 연구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정 박 전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 관리 겸 부차관보로 추정되는 한반도 문제 담당 미국 고위 관리가 등장한다. 테리 연구원이 2021년 4월16일 워싱턴에서 국정원 요원과 저녁을 먹으면서 “이전에 중앙정보국과 국가정보위원회 고위급을 역임했고 한국 업무를 담당하는 국무부 고위 당국자와 테리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으나 정 박 전 부차관보의 이력과 겹친다. 그는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정보위원회 한국 담당 부정보관, 중앙정보국 동아태 미션센터 국장을 지냈고 당시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로 일하던 때였다. 정 박 부차관보가 지난 5일자로 돌연 사임을 한 배경에도 테리 연구원의 혐의가 연결됐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한국 국정원 고위 관계자들의 행적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공소장에는 ‘2018∼2019년 한국 정보 관리들에게 미국 국가안보 관료들의 만남을 제공했다’는 제목으로 이 기간 테리 연구원이 국정원 고위 관료들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함께 만났던 사실이 적시돼 있다. 테리 연구원이 2019년 1월15일 국정원 요청을 받아 소속돼있던 싱크탱크에서 비공개회의를 꾸렸는데 여기엔 “한국 국정원장과 국정원 관계자들, 미국 국가안보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고 돼 있다.이 회의엔 당시 국정원 수장이던 서훈 원장이 참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의에서 국정원장은 미국 관계자들 앞에서 미국과 북한 지도자의 관계를 포함한 북한 정책에 대해 발언했고, 이후 국정원 요원이 테리 연구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매우 좋았다”, “행사를 꾸리기 위한 노력”에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의 활동은 박근혜 정부 때 시작됐으며 문재인 정부를 거쳐 윤석열 정부 때도 이어져왔다. 그는 지난해 3월 윤 대통령이 대법원 강제동원 배상 판결 문제에 대해 일본에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내용인 제3자 변제 방식을 통해 대일 관계를 개선을 시도한 것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한국 외교부로부터 받았다. 요청을 받은 뒤 “내가 칼럼을 쓸 수 있게 관련 정보를 달라”는 문자를 보낸다. 그는 이후 워싱턴포스트에 ‘한국이 일본과 화해를 위해 용감한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제목의 칼럼을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와 공동으로 게재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윤 대통령의 결정이 정치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데도 내린 결단으로 묘사했다. 공소장은 해당 칼럼의 상당수가 한국 정부가 테리 연구원에게 제공한 내용과 일치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또 테리 연구원이 이후 한국 정부 관계자에게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보낸 것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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