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캔슬링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운 나만의 공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소음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며, 소음 자체를 어떤 차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캔슬링 기술을 적용한 애플 에어팟 광고의 한 장면. 여성이 귀에 에어팟 을 꽂자 거리에 시끄럽게 돌아다니던 차량과 행진 행렬, 노점상 등이 거리에서 사라져 하늘에 떠있다. 애플수많은 소리 가운데 ‘의미 있는 신호’와 ‘의미 없는 소음’ 명확한 구분은 어려워독자님은 ‘ 노이즈캔슬링 ’을 아시나요? 노이즈캔슬링 은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기술인데요, 1980년대에 군사 기술로 발명됐지만 오늘날엔 저렴한 이어폰에도 적용될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MZ세대 사이 특히 인기를 얻고 있으며, 2031년엔 무려 451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됩니다.
분명 오늘날 소음은 문제입니다. 하지만 과연 소음을 개인적으로 막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는 해결이 될까요? 우리는 중요한 것들 역시 덜 듣게 되는 게 아닐까요? 우리가 소음을 조금 다른 차원에서 살펴볼 수는 없을까요?오늘날 소음에 짜증과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 사이 ASMR이 유행입니다. 연구자님들 가운데서도 일을 할 때 장작 소리나 빗소리, 잔잔한 카페 소음 같은 것을 배경음으로 틀어놓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이런 ASMR은 몇년 전만 해도 독특한 ‘뉴트렌드’로 여겨졌지만, 아예 유튜브에도 별도의 카테고리가 생길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죠.
우선, ‘도시화는 곧 소음의 시대의 시작’을 뜻합니다. 이 책에 따르면, 과거 농경사회 마을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적당한 크기의 공동체 안에서 필요한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습니다. 아예 한 동네는 ‘웅변가 한 사람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규모’만큼만 조성되기도 했죠. 만약 갑자기 큰 소리가 들린다면, 그건 재빨리 대처해야 할 위험이나 손님의 방문 등 특별한 ‘이벤트’를 알리는 것이었죠. 즉, 어떤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기의 ‘쓸모’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도시 사람들이 일일이 큰 소리에 깜짝 놀라면 하루 종일 깜짝 놀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소음에 괴로워하던 이들은, 이후 테이프레코더, 축음기 등의 기술이 발전되자 어떻게 해서든 소음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그 일환으로 저자는 20세기 초에 나타난 ‘무자크’라는 상업 배경음 서비스를 언급합니다. 무자크란 단지 소음을 그럴듯하게 얼기설기 뒤덮기 위해 대충 연주되는 ‘소리 벽’ ‘배경 음악’ 같은 것인데요. 딱히 연주자나 연주곡이 전혀 중요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들을 수 있는 음악이요.저는 이런 대목을 읽으며, 오늘날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 음악’ ‘8시간 작업용 음악’ 앰비언스 플레이리스트가 무려 100년 전부터 이미 있었던 굉장히 커다란 수요, 시장이라는 것에 깜짝 놀랐는데요. 하지만 머레이 쉐이퍼는 이런 시도에 그렇게까지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이는 “듣지 않기 위해 듣는” “귀 기울이지 않기 위해 듣는”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런 개인적인 시도는, 오물을 치우기보단 그 위로 향수를 뿌려 코를 속이는 행위라고 고개를 젓죠.
우선 소음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코로나19 기간을 겪으며 공간이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됐습니다. 같은 격리 기간이라도 누군가는 개인 소유의 드넓은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겼지만, 누군가는 5평 공간에 종일 갇혀 있어야 했죠. 실제로 다수의 학자들은 도시 주거지역 소음 문제는 당연하게도 건축의 문제인 동시에, 관계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오랫동안 강조해왔습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소음 문제’가 이토록 큰 이슈가 되고 있다는 건, ‘소음’이 엉망진창으로 많다는 현실과 별개로도, 오늘날 지나치게 우리가 “듣지 않기로 결정한 소리”가 많다는 것과 수많은 연결이 죄다 끊겨 있는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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