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하와이로 시집 간 소녀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알로하나의엄마들 내마음을담은리뷰쓰기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손선희 기자
'엄마'라고 부르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된다. 이런 감정은 그 색깔과 농도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모두에게 있다. 아마도 50대 여자가 절정이 아닐까 한다. 빈둥지증후군과 갱년기가 함께 오는 50대라서 감정기복이 심한 탓도 있을 것이다. 물론, 어머니를 일찍 여의거나 최근에 작별한 분은 그 강도가 더 하리라.
집안의 장손, 아들에게 거는 기대는 실로 엄청났다. 그 아들이 공부에 조금이라도 능력을 보이면 그 아래 모든 자식과 부모는 두손 두발 걷어붙이고 장손의 교육과 성공에 몰입했다. 장손도 아들도 아니었던 버들은 자신만을 위한 공부를 하고 싶어 그 먼 길을 떠난다.1944년생인 나의 엄마는 5남 5녀의 다섯째로 태어났다. 중학교까지 교육받은 엄마는 늘 우리 다섯 남매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그 시절 우리를 앉혀 놓고 가르치지는 못했어도, 아버지와 함께 딸·아들 구별 없이 모두 대학 교육까지 뒷바라지하셨다. 그렇게 엄마의 꿈을 먹고 성장한 나는 두 아들이 어릴 때 나란히 앉아 열과 성을 다해 함께 공부했다. 그것은 나의 꿈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아들의 꿈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버들의 아이들이 자라 자신의 꿈을 찾아간다. 태완은"자식한테 독립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독립 운동을 했지만 아들이 조국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호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이민 2, 3세로 미국에서 취직하고 성공하기 위해 입대하려 한다. 펄은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춤을 추고자 한다. 버들과 송화와 홍주의 딸인 펄이 엄마의 생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삶을 그린다.시대에 따라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그 속에서 산 그들의 삶을 통해 그들의 결정과 아픔을 이해하고 기억한다. 세대는 다르지만, 똑같이 격렬하게 고민하고 결정하는 청춘들이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으면 나는 대략 펄의 다음 세대이다. 나의 엄마는 펄과 같은 세대이다. 펄이 펼쳐 나갈 그녀의 삶과 나의 엄마가 펼쳤던 삶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