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러 가는 여행이었다. 수학여행이었다. 배울 것은 차고 넘쳤다. 열여덟은 자고 일어나면 조금 크고, 자고 일어나면 조금 더 클 때였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에서도, 햇볕에...
2014년 4월,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제주에 도착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지난 3월 27일 배를 타고 제주로 향했다. 나흘 동안 단원고 학생들이 반별로 단체 사진을 찍을 예정이던 제주 산굼부리, 섭지코지, 용머리 해안, 정방폭포, 한림공원 등을 찾았다. 필름 카메라로 여행지를 촬영하고 밀착인화 형태로 재구성했다. 정효진 기자
친구들과 함께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한 여행이었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든, 여행의 시작과 끝은 이미 상관없었다. 누구와 버스 옆자리 짝이 될지, 누구와 같은 방을 쓰게 될지를 더 고민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꺄르르 웃고, 해가 내리쬐면 또 그대로 꺄르르 웃는 여행이었다. 여행이어야 했다.2014년 4월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1·2·3반은 섭지코지·산굼부리·정방폭포에서, 4·5·6반은 섭지코지·용머리해안·정방폭포에서, 7·8·9·10반은 산굼부리·용머리해안·한림공원에서 도착하자마자 단체 사진을 찍기로 되어 있었다. 몇주 전 학교에 핀 벚꽃 아래에서도 반별로 사진을 찍었다. 그때처럼 누구는 앉고 누구는 서고 누구는 목말을 타고 누구는 누구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로 함께 카메라를 보고 웃을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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