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신화 투애니원(2NE1∙씨엘, 박봄, 산다라박, 공민지)이 10년 6개월 만에 단독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본격적인 복귀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투애니원은 4~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4 투애니원 콘서트 웰컴 백 인 서울’ 3회 공
그룹 투애니원이 4~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4 투애니원 콘서트 웰컴 백 인 서울’ 콘서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투애니원은 4~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24 투애니원 콘서트 웰컴 백 인 서울’ 3회 공연을 전부 매진시키며 1만2천명의 관객을 모았다. 2009년 데뷔해 활동 15주년을 맞는 해에다, 오랜만의 복귀 공연이다 보니 대중의 관심이 컸다. 애초 5∙6일 이틀 공연에서 4일 공연을 추가했지만 이마저도 바로 티켓이 동났다. 올림픽홀은 2011년 투애니원의 첫 콘서트 ‘놀자’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공연 이틀째인 5일, 무대 뒤 전광판에 ‘마침내 우리가 돌아왔다’란 영어 자막이 뜨자 블랙잭이 날개봉을 흔들며 열광하기 시작했다. 10년 넘게 잠들어 있던 응원봉이 다시 생명을 얻어 공연장 안을 밝힌 것이다.좋은 노래의 힘을 보여준 완성도 높은 공연이었다. 히트곡 ‘컴백홈’과 ‘파이어’로 강렬하게 공연을 시작한 멤버들은 ‘우리 아직 죽지 않았다’라고 선언하는 듯 보였다. 특히 팀 안에서 댄스가 가장 강했던 공민지는 첫 무대부터 다리 찢기를 선보이며 녹슬지 않은 댄스 실력을 과시했다.지난 2014년 마지막 콘서트 ‘올 오어 나싱 월드 투어’ 이후 2016년에 고별 싱글 ‘안녕’을 발표하며 사실상 활동 중단에 들어갔던 상태여서 가수와 팬 모두 목이 말라 있었다. 강렬한 4인조 밴드의 반주에 맞춰 멤버들은 ‘짬바’가 무엇인지 보여줬다.특히 리더 씨엘의 ‘하드 캐리’가 돋보였다. 그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댄스, 그리고 유려한 진행 솜씨로 역시 글로벌 스타답다란 생각을 들게 했다.
그룹 활동 중단 상태에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활약해온 산다라박은 깨알 같은 진행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던져줬다. 다만 박봄은 아직 컨디션이 100%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를 아는 팬들은 그가 화면에 잡히고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더 큰 환호성으로 응원했다.‘아이 돈트 케어’, ‘론리’, ‘내가 제일 잘나가’ 등 히트곡부터 앙코르까지 총 21곡을 3시간 가까이 진행한 공연에서 백미는 대표곡 ‘어글리’였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투애니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록 넘버로, 자신이 처한 나쁜 상황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용기를 북돋워주는 노랫말이 인상적인 곡이다.
전주가 나오자 관객들은 “난 예쁘지 않아, 아름답지 않아”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모두 자리에 일어섰다. 클라이맥스인 “아이 워너 비 프리티” 대목에선 멤버들이 선 무대가 점점 상승하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영화 ‘코요테 어글리’에서 주인공들이 바 위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연상됐다. ‘어글리’ 자체가 오랜만에 복귀하는 투애니원에게 힘을 주는 응원곡 같았다. 이 곡 뒤 공연 자체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관객들은 계속 선 채로 공연을 즐겼다.규모가 아주 큰 공연장은 아니지만, 플로어를 꽉 채운 관객과 화려한 레이저 조명이 시각적 만족감을 더했다. 여기에 곡선으로 처리된 스크린을 설치해 공간을 십분 활용했다.
멤버들에게도 이번 공연은 의미가 깊었다. 씨엘은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게 돼서 너무 기쁘다. 감사하다”고 했고, 산다라박은 “여러 사연이 있었지만, 다시 공연을 하게 돼서 믿기지 않는다. 이제 무대로 죽여드리겠다. 각오하시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좀 더 큰 곳에서 앙코르 공연을 해야겠다”며 추가 공연을 암시하기도 했다.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투애니원은 다음달 16일 마닐라를 시작으로 자카르타·고베·홍콩·도쿄·싱가포르·방콕·타이베이 등 총 9개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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