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로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업계에서는 과거와 같은 '보조금 폭탄' 경쟁이 부활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단통법 )이 10년 만에 폐지됐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단통법 폐지법과 개정 전기 통신사 업법은 이달 안에 공포돼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단통법 폐지로 인해 ‘지원금 경쟁’이 촉발돼 가격이 날로 치솟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을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통신사 와 스마트폰 제조·유통업계에서는 10년 전과 달라진 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은 ‘ 보조금 폭탄’ 경쟁이 부활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단통법 시행 직전 해인 2013년, 통신 3사는 4세대 엘티이(LTE) 요금제 가입 유치를 위해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벌였다. 급기야 통신사 들은 새벽 시간대 특정 대리점에 100만원대 불법 보조금 을 기습적으로 풀었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이 판매점 앞에 수백 미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2014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재에 나섰던 일명 ‘2·11 대란’, ‘2·26 대란’이 그 대표적 사례다. ‘성지’에선 당시 최신 스마트폰이었던 아이폰 5S가 3만원, 갤럭시 S4는 12만원에 팔렸다. 제값 주고 스마트폰을 사는 사람만 ‘호갱’이 된다는 비판 속에 시장 교란 행위를 바로 잡겠다는 취지로 2014년 10월 단통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시행 10년 동안 보조금 상한선 규제로 이용자 간 차별은 완화됐으나 통신사·제조사의 각종 지원금이 축소돼 이용자 후생만 저하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윤석열 정부는 단통법 폐지를 추진했다. 스마트폰 단말기 보조금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제조사와 통신사가 계약에 따라 지원금을 일정 비율씩 분담하는 구조다. 다만, 업체별 지원금 규모와 비율은 영업비밀로 공개된 바 없다. 통신 3사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과거처럼 거액의 마케팅비를 들여 고객을 유치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10년 전에는 큰 비용을 들여서라도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아 우리 가입자로 데려오는 게 이익이었지만, 지금은 모바일 시장 성장세가 정체된 데다가 통신 3사가 모두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다 보니 (통신업에) 돈을 쓸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통법 시행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며 2018∼2023년 500만건 안팎에서 등락을 보였던 번호이동 건수가 지난해 정부의 통신시장 경쟁 촉진 정책에 따라 소폭 증가한 것처럼 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제한적으로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국내 이동전화 번호이동은 정부의 전환지원금 도입 등의 영향으로 7년 만에 600만건을 넘어섰다. 강인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면적인 지원금 경쟁을 촉발하긴 어렵더라도, 통신사가 특정 지역이나 이용자층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투입해 가입자를 늘리려는 유인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자사 제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판매장려금을 지원했던 스마트폰 제조사의 입장도 10년 사이 달려졌다. 엘지(LG)전자, 팬택 등이 사업을 철수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99%를 삼성전자와 애플이 장악했다. 애플의 경우 과거에도 판매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일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무리하게 지원금을 투입할 유인이 사라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자사와 다른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애플 말고는 경쟁 상대가 없어진 데다, 10년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고가가 배로 뛴 만큼 보조금을 지원할 경우 회사의 비용 부담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美마이크론에 9조 보조금…삼성·SK 언제쯤바이든정부,신속지원 확정트럼프 2기 보조금 폐지 전망삼성·SK하이닉스 고심 깊어수령땐 中추가투자 제한 우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반도체특별법 연내 처리 무산, 단통법 폐지 및 AI 교과서 교육자료로 격하국회 본회의에서 단통법 폐지 및 AI 교과서 교육자료로 격하 통과. 반도체특별법은 여야 간 주52시간제 예외 협상에 실패하며 연내 처리 무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현대차 EV, 미국 정부 보조금 대상 리스트 올라현대차그룹 전기차 5개 모델 미국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 리스트에 포함. 트럼프 당선인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공언으로 실제 지급 여부 불투명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전남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사고10년 만에 발생한 첫 인명 피해 사고로, 181명 중 생존자는 2명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작년 주민등록 출생자수 전년比 3.1%↑ 24만2천명…9년만에 증가(종합)(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2024년 우리나라 출생(등록)자수가 9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56년 만의 재심, '성폭력 피해자' 최말자씨1964년 성폭력에 대항해 가해자의 혀를 물었던 최말자씨가 60년 만에 법원에서 재심을 받을 기회를 얻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