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 거리 건너편을 향해 목숨 건 질주를 해야 한다. 젊은 보스니아 여인은 숨을 고른 뒤 나지막하게 흥얼거린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1번 ‘비창’ 1악장의 그 유명한 안단테 소절이 입에서 흘러나온다. 긴장된 표정으로 숨을 가다듬고 거리를 가로질러 전력을 다해 뛴다.
알바니아 출신의 작가 안리 살라가 보스니아 전쟁 당시 사라예보 포위전의 참상을 다룬 비디오 영상작품 ‘빨강 없는 1395일, 2011’이 미술관 송은의 1·2층 사이 홀에서 상영되고 있다. 사라예보 교향악단의 한 연주자가 리허설에 참여하기 위해 저격수들을 피해 사라예보의 거리를 필사적으로 내달리는 장면이다. 노형석 기자젊은 보스니아 여인은 숨을 고른 뒤 나지막하게 흥얼거린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1번 ‘비창’ 1악장의 그 유명한 안단테 소절이 입에서 흘러나온다. 긴장된 표정으로 숨을 가다듬고 거리를 가로질러 전력을 다해 뛴다. 다행히 저격수 총에 맞지 않고 거리를 건넜다. 헉헉거리면서도 ‘비창’을 흥얼거리며 한 건물로 들어간다. 그곳은 사라예보 시립교향악단이 차이콥스키 교향곡 리허설을 하는 공간이다.
이는 스위스 건축 거장 듀오 헤르조그 앤 드뫼롱의 수작으로 유명한 서울 청담동 송은문화재단 사옥의 미술관 송은 2층 홀에서 상영되고 있다. 스크린 아래로 바깥의 식물 정원이 보이는 통창과 1층 로비 계단이 나있어 관객들이 창을 끼고 무심하게 이동하는 모습과 영상 속 여인의 필사적인 이동 장면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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