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이 쓰임을 다하고 필요가 없어졌으면 문을 닫아야죠. 하지만 여기 태백은 여전히 사람이 살고, 앞으로도 살아야 할 곳입니다. 이 나라 산업화를 떠받쳐온 광부들과 그 후손이 명예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나라도 국민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40대 이진형씨와 석탄산업 아버지와 형을 이어 장성광업소에서 22년 광부로 근무한 이진형씨가 지난달 30일 장성동 옛 상가·유흥 밀집지역이던 화신촌 벽에 새겨진 벽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석탄산업의 두번째 전성기와 함께 이진형의 집에도 황금기가 시작됐다. 경북 영덕에서 농사짓던 아버지가 1978년 ‘검은 황금’을 찾아 느지막한 나이에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광부가 되면서다. 장성광업소는 단일 탄광으로는 생산량이 국내 최대 규모였다. 이진형이 4살 때 일이다. “그때 아버지 첫 월급이 8만원이었대요. 교사나 경찰, 일반 사무원보다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광업소 직원들한테는 매달 전표가 나왔는데, 배급소에 가져가면 쌀, 밀가루, 돼지고기 같은 걸로 바꿔줬어요.” 11평짜리 사택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내부 구조는 당시 서울의 신식 아파트를 베껴왔다고 했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네 아이들이 잘사는 광부 아들이라고 부러워했어요.
정부가 1995년 12월 ‘폐광지역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지원을 본격화했지만, 지역의 몰락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진형도 그 무렵 일자리를 찾아 태백을 떠났다. 대도시를 떠돌며 택배 등 배달 업종을 전전했다. 그러다가 1999년 결혼과 함께 아기까지 생기자, 생계가 막막했던 그는 어머니와 형이 있는 태백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와 형을 이어 장성광업소에 들어갔다. “막장일을 하겠다니 어머니가 사흘을 뜯어말렸습니다. 아내는 울기만 했죠. 2000년 7월17일입니다. 첫날 갱에 들어가 마이너스 300m까지 내려가는데, 앞은 점점 안 보이고, 땀은 비 오듯 하고, 숨조차 안 쉬어지더라고요.” 장성광업소 갱내에서 채굴한 무연탄을 지상으로 옮기는 장치. 이정하 기자 [email protected] 이진형은 탄층을 찾아 터널을 뚫는 굴진 작업조에 투입됐다. 3개월 수련 과정을 거쳐 정직원이 되니 수입이 늘었다. 일이 몸에 익자 돈 버는 재미가 쏠쏠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직원 독성물질 감염' 두성산업·대흥알앤티, 9월 결심 예정'직원 독성물질 감염' 두성산업·대흥알앤티, 9월 결심 예정 대흥알앤티 창원지방법원 두성산업 중대재해처벌법 윤성효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갈비뼈 사자’ 청주 이사가던 날…동갑 ‘먹보’와 여생 행복하길충북 청주동물원이 100살 안팎의 초고령 수사자 구출(이동) 작전에 나섰습니다. 이번 이동은 부경동물원의 열악한 사육 상태가 알려지며 이뤄진 후속 조치인데요. 사자는 청주동물원에서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예정입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1인가구가 제주에서 10년을 산 비결, 이거랍니다1인가구가 제주에서 10년을 산 비결, 이거랍니다 제주도 십년차도민 이주민 박순우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마이크 꺼! 끌어내!'... 비겁한 의원들 뒤 '윤석열 그림자''마이크 꺼! 끌어내!'... 비겁한 의원들 뒤 '윤석열 그림자' 핵오염수 경산시의회 일본 방사능오염수 방류 김병기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여인의 향기'…'손바닥 냄새 물질만으로 남녀 구분 가능'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사람 몸에서 나는 냄새만으로 영화 '여인의 향기'(1993년. 알 파치노 주연)에서처럼 많은 정보를 파악하는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이혼 등 이별경험자 절반 가정폭력 노출…10명 중 1명 스토킹 피해이혼이나 별거, 사실혼 종료 등의 이별 경험을 한 사람 2명 중 1명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