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용권이 나무', 엄마는 아직 답을 못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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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만보] 1987년 카투사에서 의문사한 김용권의 어머니 박명선②

박명선이 이천민주화기념공원에 도착한 건 점심나절. 용미리 시립공원묘지에서 이천으로 옮긴 건 10여 년 전이다. 이천은 처음에 황량했다. 산을 깎아 만든 묘터는 벌거벗은 듯 을씨년스러웠다. 이제 막 옮겨 심은 나무는 밑동도 작고 가지도 옹색해 이곳에서 과연 용권이가 마음 편히 쉴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그래도 한영현과 이윤성처럼 강제징집으로 숨진 이들이 있어 마음이 놓였다. 박명선은 묘비에 쌓인 먼지를 훔쳐내며 막걸리와 오징어포를 꺼냈다. 4월의 맑은 햇살이 묘지에 미끄러지며 내려앉는다. 하늘은 얼음장처럼 파랗다. 박명선은 침대 머리맡에 있는 용권이의 사진을 보면서 아침저녁으로 얘기를 나누지만 두 해 만에 온 탓인가 나누고픈 얘기, 떠오르는 기억이 많다.

김용권은 8월 3일 겪었던 일을 '지난주 충격으로 몸이 아파...' 라고 8월 11일 일기에 기록했다. 외박 나오면 엄마에게"추 상사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복수하겠다"라는 말을 자주 되뇌었다. 카투사 동료에게도 고통을 털어놓았는데 같은 소대원 임창택은"1986년 가을 이후부터 나사가 풀린 사람처럼 행동했다. 보안대에 불려 가 발가벗긴 채 상당 시간 구타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변한 이유를 짐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군대 동기 손용하는"그가 보안대에서 조사를 받고 구타를 당했다는 얘기는 당시 부대원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라고 말했다.

친구들은 급하게 결정된 노제를 위해서도 애썼다. 미8군 종교휴양소에서 영결식을 치르고 장례 버스는 경영대 강의실에 들려 노제라기보다는 간단한 추모의 시간을 보낼 작정이었다. 두 대 중 한 대에는 가족이 타고 나머지 한 대는 계훈제 선생, 박종철의 아버지 박정기,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등 민주 인사와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회원이 탔다. 인권위원회·국민고충위원회·청와대·국방부·보안사 등 박명선은 대한민국의 힘 있는 기관 앞에서 오랜 세월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었다. 그 거대한 성벽 앞에서 애끓는 기도를 바쳤다. 그의 작은 심장은 파닥거리고 그의 여린 어깨는 흐느낌에 물결쳤다. 그가 써내려간 호소문, 진정서, 탄원서는 눈물의 강을 이뤘다. 이런 노력 끝에 이룬 값진 결실이었다.

이들은 2002년과 2004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1·2기에서 조사를 받을 때는 현역 신분이었으나 군사망사고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 시점에는 전역한 상태여서 이제라도 진실을 말할 필요를 느꼈다며 진술 번복 이유를 설명했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판정을 받아들고 박명선은 기뻤다. 이제 남은 일은 보안사라고 뭉뚱그려서가 아니라 보안사의 누가, 어떻게 용권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를 밝히고 책임을 묻는 일이다. 추 상사 혼자 저지른 일이라는 208부대원의 '변명'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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