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영혼-‘식물적 상상력’ 결합 ‘여성 주체’로서의 존재와 자유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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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한국 문학 전문가들이 이번 수상의 의미를 짚고 이를 계기로 한국 문학의 나아갈 바를 진단하는 연쇄 특별기고를 싣는다. 한강 소설의 여성 주인공들은 일견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 같다. 우울한 그들의 기저에는 세상에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스웨덴 공영방송 에스브이티와 자택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한강은 이 인터뷰에서 “이 상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스브이티 화면 갈무리한강 소설의 여성 주인공들은 일견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 같다. 우울한 그들의 기저에는 세상에 대한 뿌리 깊은 거부 반응이 있다. 세상이 소화되지 않으므로 구토하고, 옷을 벗어 던지고, 자학을 마다하지 않는다. 애쓰지 않아도 삶에 대한 의지가 솟는 누군가가 있듯 애쓰지 않아도 삶의 속성들이 부대끼는 누군가가 있다. 명멸하듯 불안정한 그들은 삶보다는 죽음 쪽에 더 가까이 서 있다. 그러나 그것은 존재의 죽음이 아니라 껍데기의 죽음이다. 한강 소설의 멜랑콜리는 죽지 못해 사는 여성들이 마침내 죽은 껍데기와 작별하고 다시 태어나는 과정에서 발산하는 정념의 다른 이름이다.

여성주의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한강 소설에는 적어도 세가지 차원에서의 진일보한 성취가 있다. 한강 소설은 동물에서 식물로 변신하는 인물을 통해 정적인 능동성, 동적인 수동성이라는 ‘모순형용’을 미학적, 현실적 차원에서 개념화한다. ‘내 여자의 열매’가 대표적이다. 소설 속 ‘아내’는 자유로운 삶 대신 결혼을 선택하며 서울 변두리 아파트살이를 시작한다. 그러나 생활은 만족스럽지 않다. 데면데면한 부부는 서로를 욕망하지 않는 단조롭고 건조한 관계에 접어들고, 한동안 심인성 질병을 앓던 아내는 마침내 식물이 된다. 베란다 쇠창살을 향해 무릎을 꿇은 채 두 팔을 만세 부르듯 치켜올리고 있는 아내의 몸은 진초록색을 띤다. 푸르스름하던 얼굴은 상록활엽수의 잎처럼 반들반들하고 시래기 같던 머리카락에는 싱그러운 들풀 줄기의 윤기가 흐른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운영 중인 서울야외도서관 광화문 책마당에 방문한 시민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모아둔 서가 앞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 독특한 변신은 문학사에서 유구하게 이어져온 변신 모티프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독자적 영역을 일군 한 걸음이다. 흔히 변신 모티프는 단절에서 촉발되거나 단절이란 결과로 수렴되는 문학적 장치이자 현대적 증상이다. 가령 카프카의 ‘변신’에서 그레고르 잠자가 바퀴벌레로 변한 것은 가족으로부터의 심리적 소외가 물리적 고립으로 형상화된 결과다. 한강 소설의 변신은 보다 역동적이다. 아내의 변신에는 단절감이 작용했지만 아내는 단절을 통해 자신을 역류하게 했던 폭력적 세상과 공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한강의 ‘식물화 과정’은 퇴행적 이탈이 아니라 진보적 동참이며 능동성과 수동성,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의 구분을 폐기하는 창조적 균열 상태다.변신은 그 효력이 자신에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 차원 높은 의미로 나아간다. 자신에게 제한되는 변신은 ‘식물화 과정’처럼 환상성에 기반한 서사를 내면의 반영으로 협소하게 규정짓는다.

변신은 궁극적으로 아름다움을 향한다. 환상성을 통해 자신을 변신시키고, 현실에 거주함으로써 타인의 변화를 촉구한다면, 아름다움은 변신이라는 사건을 누대로 이어지게 한다. 요컨대 한강 소설의 변신은 환상적 서사에서 현실적 참여로 확장되고 종국에는 예술적으로 승화됨으로써 식물적 상상력의 신기원이 된다. 한강의 또 다른 단편소설 ‘노랑무늬영원’에는 어느 날의 사고로 2년간 병상에서 지낸 시간을 기점으로 삶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여성이 나온다. 실의에 잠긴 그는 우연히 본 노란색 무늬의 도마뱀에게서 희망을 본다. 발이 잘린 자리에 다시 발이 자라 나오는 모습은 무감각과 회의의 늪에서 여자를 구해준다. 아름다울 만큼 노랗고, 상처 난 자리가 재생되고, 그럼으로써 끝없이 변신하는 그 도마뱀의 이름은 ‘노랑무늬영원’이다. 끝없는 재생에서 궁극의 가치를 증명하는 노랑무늬영원은 한강 소설의 여성 주체에 집약된 식물성과 상통한다. 한강 소설은 죽지 못해 사는 여성들의 죽은 살을 도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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