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지만, 재판부는 판단 취지와 증거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출석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 을 통한 ‘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항소심 선고에서 중요 쟁점은, 재판부가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이 내린 ‘ 삼성바이오로직스 의 회계부정 을 인정’하는 판결을 받아들일지였다.
검찰은 2심에서 회계부정을 인정한 서울행정법원의 판단 취지를 반영해 ‘예비적 공소사실’까지 추가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이마저도 무죄로 판단했다.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논란의 핵심은 삼성바이오가 2011년 미국의 제약기업 바이오젠과 합작으로 설립한 삼성에피스의 회계를 조작해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인위적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는 제일모직의 자회사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 회장이 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부풀릴 필요가 있었다. 에피스는 2011년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는데, 이에 삼성바이오는 2015년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는 4조5000억원의 평가이익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검찰은 이런 일련의 과정이 이 회장을 위한 ‘회계부정’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가 회계처리 기준을 고의로 위반했다며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고 김태한 전 대표 해임을 권고했다. 삼성바이오는 이런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지난해 8월 법원은 삼성바이오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2015년 삼성바이오의 에피스 회계 처리 기준 변경은 삼성바이오의 ‘자본잠식’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봤다. “특정한 결론을 정해 놓고 사후에 합리화하기 위하여 회계처리를 하는 것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명시한 것이다. 1심 무죄 선고 이후 6개월 만의 정반대 판결이었다.서로 다른 두 판결 사이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판단을 같이 했다.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들의 문서 조작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지만, 그 처리 결과는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며 근거와 과정에 최소한의 합리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또 일부 공시 미흡에 대해선 “금융감독원의 지도 차원에서는 행정 처분 여지는 있으나 형사 처벌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며 “ 중과실일지라도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면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삼성 쪽이 검찰 수사를 대비해 로직스 공장 지하에 은닉했던 증거들의 증거능력이 2심에서도 인정되지 못한 점도 무죄의 이유가 됐다. 재판부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선별 절차의 존재 및 실질적인 참여권 보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변호인들의 명시적 이의제기가 없었다고 절차가 적법한 건 아니며, 적극적 동의가 있었다는 것을 검찰이 입증해야 하지만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불공정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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