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과거 초호황 시절에 달성한 기록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경쟁력의 우열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30여년간 ‘삼성 1위 체제’였던 메모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과거 초호황 시절에 달성한 기록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 경쟁력의 우열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30여년간 ‘삼성 1위 체제’였던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각각 전 분기보다 7%, 29% 늘었다. 매출보다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며 영업이익률도 33.3%에서 40.0%로 뛰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 평균을 앞질렀으며, ‘반도체 초호황’이던 2018년 3분기에 회사가 달성한 역대 최대 기록도 뛰어넘었다. 이번 실적은 첨단 반도체 경쟁력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최근 구형 메모리 반도체 경기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스마트폰·컴퓨터 수요 위축으로 얼어붙고 있다. 하이닉스도 4세대 디램 같은 구형 제품의 판매량은 전 분기보다 줄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한 배경이다. 앞서 삼성전자도 3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구형 메모리를 지목한 바 있다.그럼에도 하이닉스가 삼성과 달리 이익을 크게 불릴 수 있었던 원인은 단연 인공지능이다. 구형 메모리와 달리 인공지능에 필요한 첨단 메모리를 향한 수요는 여전히 많은데, 하이닉스는 이들 제품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와 5세대 디램, 낸드 기반의 기업용 저장장치 등 값비싼 제품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회사는 특히 인공지능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 매출이 전 분기보다 7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삼성전자 1위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1993년 이후 메모리 점유율 1위를 수성해왔으나, 최근에는 고대역폭메모리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 영역에서 고전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 점유율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하이닉스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수익성의 측면에서도 삼성이 이미 1위를 뺏겼다는 관측이 많다. 증권가가 추산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대체로 4조원대다. 하이닉스와 2조원 넘게 차이가 난다. 이대로라면 삼성의 3분기 실적을 끌어내린 성과급 충당금 같은 일회성 요인을 배제하고 봐도 하이닉스가 앞섰을 가능성이 높다.
하이닉스는 앞으로 첨단 반도체에 더욱 집중해 ‘수익성 1위’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하이닉스는 이날 “내년에도 공급보다 수요가 강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레거시 제품은 빠르게 축소하고 중장기 성장이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시장에 선택과 집중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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