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만세'를 가장 많이 부른 날 3.1절_행사 시극 이숙자 기자
봄이 시작되는 3월의 첫 날, 코로나로 멈추었던 3.1절 행사가 4년에 열렸다. 한강 이남에서는 맨 먼저 만세 운동이 시작되었다는 군산 구암교회 마당에는 아침 이른 시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농악대들의 풍물소리로 시작을 알린다. 그곳에 모인 군중들은 손에 태극기를 들고 104년 전 그날의 함성 소리를 기억하며 거리 행진을 하기 시작했다. 3월이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2월의 끝자락인 군산은 늘 바람이 많고 추운 항구 도시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어 시작되는 행사는 밖이어서 행여 추울세라 옷을 잔뜩 겹쳐 입고 구암 교회 마당으로 올라갔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 행사 분위기가 후근 달아올랐다. 한쪽에서는 풍물을 치며 행사의 분위기를 띄운다. 행사 진행원들, 시민들, 학생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옷은 모두가 하얀 두루마기와 검정치마 흰 저고리를 입었다.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재현하고 엄숙한 분위기로 시가 행진을 시작했다.
3.1절은 일제 36년이란 핍박 아래 살아온 우리 민족들이 거리로 뛰어나와 만세를 부르던 날이다. 나라 잃은 시름과 모든 걸 약탈해 가 배고프고 한 많은 백성들의 통곡이 온 나라를 뒤덮던 날이다. 일제에 총칼에도 멈추지 않고 백성들은 들풀처럼 일어났다. 우리나라 한강 이남에서 최초로 만세 운동이 일어난 곳이 군산이라는 걸 아시는지? 관심이 없으면 모르는 일이지만 조금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면 알게 되는 사실이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군산의 역사를 알아가게 되었다.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이다. 군산에서 일어났던 역사를 까마득히 잊고 살아온 나였다. 다른 사람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얼마 전 서울에서 내려온 둘째 딸과 남편과 셋이 구암교회와 3.1 운동 박물관을 가서야 정확히 알게 되었다. 코로나가 발발하면서 4년 동안은 모든 일상이 멈춘 듯 지방에서도 모든 행사를 멈추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조심을 해야 했다. 코로나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만큼이라도 예전 삶을 되찾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시가지 행진을 하고 길거리에서 시 낭송 회원들은 시극을 했다. 겨우내 추운 많은 날들 모여 연습을 하고, 오늘은 대중들이 모인 가운데 식전 행사로 시극을 하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신기한지 숙연한 모습으로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모든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많은 수고와 노력이 있어야 본연의 진가를 보여 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좋아하지 않으면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들. 내가 보아도 참 대단한 우리 낭송 회원들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열정이 식지 않고 어떤 일에도 불평이 없다.
살면서 오늘이 만세를 가장 많이 부른 날이다. 나라의 소중함, 자유의 소중함을 3.1일 절을 통해서 알게 된 날이다. 만세를 부르면서 울컥 해온다. 내 나라를 잃었던 아픔을 되새기며 국민 모두가 해야 할 일, 사람은 어느 곳을 가든 내가 해야 할 몫을 다 하고 사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다시 깊게 생각해 보는 날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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