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땅 이름은 역사, 지형, 문화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여 결정되었으며, 그 속에 담긴 의미와 숨겨진 이야기를 탐구해 보았습니다.
사람이 각자의 이름을 가진 것처럼 땅에도 고유한 이름이 있다. 사람의 이름은 서양에서는 성서에 나오는 주요 인물이나 역사적 영웅 또는 조상들의 이름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중화권의 영향으로 이름의 뜻을 중시하고 음양오행의 원리를 적용해서 각 사람에게 고유한 의미를 가진 이름을 지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영웅이나 조상들의 이름을 따르는 것은 불경스럽게 여겨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에 땅 이름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을 단위의 좁은 지역에서는 땅의 형상이나 설화, 관련된 유명 인사의 이름을 붙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보다 넓은 지역에서는 그곳에 사는 종족이나 역사적 배경, 그리고 전반적인 지형과 특성에 따라 붙인 이름도 빈번하다.
한편으로 미주나 대양주, 남미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신개척지나 정복지에서는 아메리카, 웰링턴, 코르도바처럼 그곳에 처음 발을 디딘 서양인의 이름을 붙인 경우도 있고 뉴욕, 뉴저지, 뉴사우스웨일스 등 이주 전에 살던 고향의 지명을 따온 사례도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야고보), 산호세, 상파울루(바오로) 등 가톨릭교회 주보성인의 이름을 따른 경우도 많다. 세계사적으로 보면 유사하게 분류되는 땅 이름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가장 먼저 세계 정복에 나선 그리스와 로마인들이 붙인 이름으로 끝에 '아' 자가 들어가는 이름이다. 로마인들은 땅을 '여성격'으로 보아 정복지 등의 땅 이름이나 종족명 끝에 '아'가 들어간 이름을 붙였는데 페니키아, 갈리아(프랑스 중부), 앵글리아(영국 동부), 이베리아(스페인), 게르마니아, 페르시아 등이 대표적이다. 차이나(진+아), 인디아(힌디+아), 코리아(고려+아) 등은 로마의 정복지는 아니지만 무역이나 외교적 관행으로 자연스럽게 붙여진 이름이다. 두 번째는 칭기즈칸과 쿠빌라이칸의 서방 정벌 이후 정복지를 따라 튀르크인들이 붙인 지명으로 종족명 끝에 '땅이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스탄' 자가 붙은 이름이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이 있다. 우리나라 지명을 살펴보면 양양, 풍천, 진동, 대치, 마이산 등과 같이 자연환경이나 땅의 위치와 모양을 따른 형상지명이 가장 흔하고, 통일신라의 9주 5소경이나 조선시대 8도와 수십 개의 방어용 군진, 수운을 위한 해창과 포구명처럼 통치를 위해 지은 행정지명도 많다. 관음지, 귀곡, 선녀봉 등 설화에 근거한 설화지명과 순천, 사천, 단천 등 비슷한 중국 지명을 본뜬 차음지명도 있고 세종, 주왕산, 석가산 등 관련 인물의 이름을 붙인 인물지명과 양봉, 음곡, 주산 등 풍수적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비보지명, 당진, 왕십리, 팔공산 등과 같이 역사적 사건을 반영하는 역사지명과 의왕, 욱천 등 일제강점기에 붙여진 왜식지명도 있다. 필자는 판교, 김포, 파주, 동탄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와 기업도시 및 세종시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개략적인 지구계획이 결정되면 가장 먼저 지역의 역사와 특성에 맞는 지명 만들기에 착수했다. 그 이유는 먼저 시작된 수도권 1기 신도시에서 꿈마을, 장미마을, 아름마을 등 보통명사적인 이름을 붙여서 고유성이나 역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3기 신도시와 첨단 산단 등 각종 개발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고유성과 역사성을 반영하는 땅 이름 짓기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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