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굴욕, 윤석열 정부는 역사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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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성 | 변호사·사회학자 ‘세계유산 문제는 역사전쟁이나 마찬가지.’ 일본 우익 정치단체가 2022년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로 추천하라며 기시다 정부를 압박할 때 썼던 표현이다. 식민지 시기 1500여명의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고통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1월16일 샌프란시스코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세계유산 문제는 역사전쟁이나 마찬가지.’ 일본 우익 정치단체가 2022년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로 추천하라며 기시다 정부를 압박할 때 썼던 표현이다. 식민지 시기 1500여명의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고통의 장소인 사도광산이 피해국 한국의 동의 없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은 없었다. 그렇다고 일본이 가해의 역사를 인정할 여지도 크지 않았다. 이 모순 속 일본 내부에서도 ‘안 될 텐데 왜 하냐?’는 회의론이 상당했다. 그러나 사도광산은 지난달 세계유산 등재에 성공했다. 가해국이 역사전쟁에서 이긴 과정은 피해국, 정확히는 윤석열 정부가 외교와 역사를 포기한 과정이었다.

사도광산 쟁점은 한·일 과거사 쟁점 전체를 통틀어 한국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했던 사건이었다. 일본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한국은 피해국 지위를 넘어 투표권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일본은 2007년 이후 근대산업 시설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중 조선인이 강제동원되었던 시설이 있었다. 첫번째가 2015년에 등재된 군함도였다. 일본은 등재 과정에서 ‘한국인 등이 의사에 반해 동원되어 가혹한 조건 속 강제노동을 했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했고, ‘희생자 추모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겨우 등재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 시기 중요한 성과였다.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등재 이후 5년이 지난 2020년이 되어서야 ‘산업유산정보센터’라는 이름의 전시시설이 겨우 설치됐다. 사전 신청 없이는 입장할 수 없고, 내부 촬영도 금지된 폐쇄적인 시설이었다. 무엇보다 전시 내용에 노골적인 역사 왜곡이 가득했다.

세가지 중 그 어떤 것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첫번째, 두번째는 전혀 없었다. ‘일본 정부 기존 약속들 명심’, ‘한국인 노동자 추모’와 같은 힘없는 수사들만 언급되었을 뿐이다. 세번째의 경우 얕은 속임수로 본질을 가렸다. 윤석열 정부는 희생자 전시 조치가 ‘사전’에 이행되었다 목소리를 높인다. 성과라는 거다. 그런가? 세계유산 지역에서 2㎞ 떨어진, 이미 존재하던 향토박물관 한구석에 강제동원 관련 명시적 표현은 단 한 단어도 없는 전시물이 급조되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사도광산 유산 지역 내에 최신식 전시공간이 신설되었지만, 정작 그 시설에는 조선인 강제동원 내용이 없다. 군함도 때는 모르고 속았다면, 사도광산 때는 알고도 속고 있다.

피해국이 외교와 역사를 포기했을 때 비극은 피해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심사의 핵심적 기준 중 하나는 ‘전체 역사’이다. 긍정의 역사뿐만 아니라 부정과 반성의 역사까지 온전히 담겨야만 세계인들과 나눌 유산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기억해야만 인류가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 이 보편적 가치가 사도광산에서 훼손되었다. 피해국이 역사전쟁에서 지는 것은, 그래서 모두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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