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관계자는 '소비자 반감은 가격 인상 시 늘 고민하는 문제'라며 '올해는 정부의 물가인상 자제 요구까지 더해져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음 달부터 낙농진흥회가 우유의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을 L당 996→1084원으로 88원(8.8%) 올리기로 하면서 우유 업계의 가격 인상이 예고되자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 우유 판매가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PB 상품으로 일반 제조 상품보다 15~25% 싼 ‘오늘좋은1등급’ 우유의 최근 3개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재 업체들의 가격 책정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격을 올리면 원가를 보존하고 매출도 늘릴 수 있지만, 소비자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딜레마 때문이다.
원가 올라 불가피 vs 소비자 외면 걱정 가격 동결을 선언한 곳도 있다. BHC·교촌에프앤비·제너시스BBQ 등 치킨 업계 3사 경영진은 지난 8일 농림축산식품부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올 하반기 치킨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료비부터 가스·전기요금, 최저임금, 배달 수수료까지 거의 모든 비용이 올랐지만 그만큼 소비자들도 물가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어 가격 인상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식품 산업은 원료비 비중이 크면서,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도 예민한 편이다. 원자재 구매와 판매 가격 설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업체 입장에서 가격 인상은 위기 타개의 능사가 아니다. 곳곳에서 소비자 이탈이 나타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