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세상] 북극발 대재앙 위기
유럽우주기구가 미국항공우주국과 공동으로 연구해 2021년 발표한 '북극 영구동토층 파괴로 인한 생화학적 위험' 보고서는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빠르게 녹으면 고대 바이러스 외에 항생제 내성 세균, 핵 폐기물의 방사능, 기타 우려되는 화학 물질이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SA-NASA 연구진이 구 소련이 가동한 영구동토층 인근의 원자로를 조사했을 때 인류 건강에 위협이 될 고위험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발견됐다. 러시아 정부가 구 소련 붕괴 이후 과거 원자로가 존재했던 지역에서 정화작업을 진행했다고 했지만 이 조사에서도 여전히 방사능 위협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설상가상으로 해안 인근 해저에는 수십 척의 핵잠수함이 사고로 침몰해 있어 일대가 거대한 핵폐기물로 뒤덮여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핵잠수함의 원자로 사고는 러시아 정부의 비밀 유지로 공식적으로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거나, 공개되었다 하더라도 그 진상 및 환경 오염 등 피해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기 힘든 상황이었다.
노르웨이 환경단체 벨로나재단은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침몰한 바렌츠해를 핵폐기물이 대량으로 적체돼 있는 '핵 바다'로 지목하며 이곳에서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바렌츠해는 북극해의 일부로 북서쪽으로는 스발바르 제도, 북동쪽은 젬랴프란츠요세프 제도, 동쪽은 노바야제믈랴 제도에 둘러싸여 있다. 벨로나재단에 따르면 2000년 쿠르스크호 침몰 사고 당시 전 세계 원자로의 18%가 바렌츠해에 면한 러시아 북서부 콜라 반도에 본부를 둔 러시아 북해 함대의 주요 작전 지역에 위치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관리가 소홀한 상태였다.
하지만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날까지 이 지역의 방사성 물질을 없애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없었기에 막대한 양의 위험 물질이 이미 영구동토층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은밀하게 숨겨진 핵 폐기물과 방사성 물질이 지구온난화를 통해 은폐를 뚫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건 시간 문제이다.또 다른 위협은 산업 혁명이 시작된 이후 영구동토층에 유입된 화석 연료 부산물과 현재 사용 금지된 다양한 오염물질, 살충제인 DDT와 같은 화학 물질이 대기를 통해 북극으로 이동하여 영구동토층에 갇혔다가 온난화로 대기에 방출되는 사태이다. ▲ 알래스카 코북 밸리 국립공원의 아킬릭 강 상류 지류 이미지. 2017년 6월 12일의 맑은 하천이 2018년 8월 30일엔 주황색 하천으로 변했다. ⓒ Jonahan A.O’Donnell연구진은 세 개 하천에서 오염되지 않은 맑은 지류, 오염된 주황색 지류, 주황색 지류의 육상 침투수를 각각 비교 연구했다. 연구 결과 손상된 주황색 지류 인근 툰드라 지역의 식물이 검게 변하고 죽어 있었다. 오염된 하천의 낮은 pH가 원인으로 거론됐다.
2000년대 이전에 설립돼 운영한 시설은 오염 및 독성 물질이 방출될 위험이 더 크다. 그러나 2100년까지 북극 지역에 계속해서 새로운 산업 및 오염시설이 최소 1100개, 3400~5200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에서 2100년이 되면 북극 영구동토층의 거의 모든 시설이 붕괴 위험에 처하게 되고 북극권에 심각한 환경적 위협을 가하는 것은 물론 지구 전체에도 악영향을 초래한다.글: 이윤진 ESG연구소 대표, 조승우·김아연 기자, Kimberlev.R.Miner . Emergent biogeochemical risks from Artic permafrost degradation. Nature climate change. 유럽우주국, https://www.esa.int/Applications/Observing_the_Earth/Permafrost_thaw_could_release_bacteria_and_viruses 이흥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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