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 1점 주면서 재구입한 고객, 알고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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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1점 주면서 재구입한 고객, 알고 봤더니 슬기로운창업생활 이혜선 기자

운영하는 쇼핑몰로 문의사항이 들어왔다. 그날은 토요일 저녁 7시였다. 고객들은 대부분 주문하면 바로 다음날 도착되기를 원한다. 새벽배송에 익숙해진 탓일까? 아쉽게도 우리는 주말에는 쉬고, 새벽배송은 하지 않는다. 문의사항을 보았지만, 주말이라 고객 응대도 하지 않았다. 배가 불러서라고? 아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정해진 규칙이다.작은 기업이다보니 전담 콜센터 같은 것은 없다. 적은 인원으로 효율적으로 일해야 하는데, 몇 년 운영해보니 고객 응대는 정해진 시간에 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 문의내용 중 대부분은 배송과 물류이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에 해결되는 일이 많았고, 주말에 구매해도 어차피 월요일에 배송되기 때문이었다.

그런 경우엔 주말에도 고객 응대를 한다. 다만, 휴일이다보니 답변이 느릴 수 있다. 이때 휴일에도 답변해주어 고맙다고 말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답변이 느리다며 화를 내는 고객도 있다. 어떤 고객은 새벽 4시에 문의를 남기고는 대답이 없다며 화를 냈다. 제품이 매우 마음에 든다고 하면서 2점을 주는 경우도 있고, 우리 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의 사진을 올리며 효과 없다며 1점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엔 별점 1점을 보면 긴장했지만, 지금은 불만사항을 읽어보고 제품이나 서비스 개선에 힘쓴다. 때로는 각자의 사정과 이유를 재미있게 보기도 한다.첫 구매에 별점을 낮게 주면서 재구매한 고객이 있었다. 첫 구매에서 별점은 2점이었고, 재구매해서 별점은 1점이었다. 별점을 낮게 주면서 다시 재구매를 하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후기에는 우리 제품의 기술력을 의심하고 비판하고 있었다. 처음엔 경쟁사의 횡포로 생각했다. 나는 낮은 별점을 주면서 다시 재구매한 이유가 무엇이냐, 일부러 그러느냐, 필요하면 방문하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설치할 곳이 더 있어서 다른 외산 제품을 알아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외산제품은 기능이 떨어졌다. 결국 기능은 마음에 들었지만, 규격이 좀 맞지 않는 우리 제품을 다시 재구매한 것이었다. 경쟁사로 오인했던 것은 내 잘못이었다. 그 분이 고생했던 사연을 듣고 보니, 나 같아도 제품을 깐깐하게 구매했을 것 같았다. 온라인 쇼핑몰 공간에서 구매자는 익명이고, 판매자는 실명이다. 이것이 구매자에게 때론 무기가 되고, 판매자에겐 약점이 된다. 그러다보니 별점 1점을 주거나 불만으로 게시판을 도배해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판매방해 신고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용해 본 적은 없다.

또, 어떤 분은 반품하면서 남편이 설치해주어야 하는데 안 해주었다며 남편 흉만 늘어놓다가 전화를 끊은 적도 있다. 고객 응대 하면서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걸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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