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밥을 지어주며 30년간 헌신했던 故 유희 씨의 삶을 조명하는 책 (빨간소금)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밥상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연대와 투쟁의 현장을 지탱하는 힘이었다. 유희 씨의 삶과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헌신과 연대의 의미를 되새긴다. 2025년 전태일노동상 공로상을 수상한 유희 씨의 삶은, 기록 저널리즘을 통해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저자 최규화는 2024년 6월 페이스북에 올라온 수많은 부고를 보며 한 사람에게 주목했다. 췌장암 투병 끝에 향년 65세로 세상을 떠난 유희 씨의 부고였다. 저자는 유희 씨가 유명인이 아님에도 그녀를 기억하고 애도의 글을 올린 수많은 사람들의 면면에 주목했다. 그들은 대부분 유희 씨의 밥을 먹어본 사람들이었다. '춥고 외로운 투쟁을 해 본 사람치고 유희 동지의 밥을 안 먹어 본 사람이 있을까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추모의 글에서처럼, 유희 씨는 30년 넘게 고난과 핍박 속에서 투쟁하는 사람들과 함께 밥을 짓고 나누는 삶을 살아왔다. 저자는 한 번도 얼굴을 본 적 없는 유희 씨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AD '얻어먹어서 미안한 게 아니라, 얻어먹은 적이 없어서 미안했다. 그녀가 '춥고 외로운 투쟁을 해본 사람'들의 곁에서 밥을 짓고 나눈 30년 세월.
그 세월 동안 나는 그녀의 현장에 가 본 적 없다는 게 부끄러웠다'고 저자는 고백하며, 유희 씨를 기리는 책 (빨간소금)을 펴냈다. 이 책은 유희 씨를 기억하는 15명의 인터뷰, 유희 씨가 쓴 글, 유희 씨에 대한 여러 글들을 분석하고, 그녀가 노점상 활동을 하며 전국노점상연합 연대사업국장과 부의장을 역임했던 시절, 그리고 그녀가 밥을 지어준 사람들과 노조, 단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마치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있는 액자소설처럼, 이 책은 '액자인생'과 같은 구성을 띠며, 유희 씨의 삶뿐 아니라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삶도 함께 조명한다.\유희 씨가 사람들을 위해 처음 밥을 지은 것은 전국노점상연합 연대사업국장 시절이었다. 함께 굶는 날이 다반사였던 시절, 유희 씨는 김치찌개로 시작해 노점상 회원들이 가져다주는 채소로 밥상을 차렸다. 연합 사무실에서 몇 달 용돈을 벌고 그만두려 했던 서선정(송파주거복지센터장, 위례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유희 씨의 밥을 먹고 '이 길이 내 길이구나'를 깨달았다고 한다. 1995년 3월, 최정환 열사의 죽음은 유희 씨가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밥을 짓게 된 계기가 되었다. '복수해 달라'는 최정환 열사의 유언과 함께,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영안실을 찾았고, 유희 씨는 집회 현장에 솥을 걸고 밤새 국을 끓였다. 1995년 11월 28일, 스물여덟 살의 장애인 노점상 이덕인의 죽음은 유희 씨에게 다시 한 번 밥짓기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강제 부검 결과 '익사'로 발표되었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 않았다. 최인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수석부의장은 이 시기를 '유희의 진가가 발휘된 때'라고 회상한다. 유희 씨는 밥 연대에 그치지 않고, 열사의 가족을 위로하고 밤을 새우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1992년 전국노점상연합 부의장이 된 유희 씨는 여성 최초의 부의장이었으며, 이후 공구 노점을 접고 포장마차를 시작하여 활동에 매진했다. 조덕휘 전 전국빈민연합 의장은 유희 씨의 깡다구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기억했다. 김영삼 당선인 시절, 노점상들이 김영삼 장로가 있는 교회로 몰려가 호소했지만, 그는 무시했고, 이에 유희 씨는 '너 같은 게 대통령이면 나는 영부인이다!'라고 외쳤다.\유희 씨는 네 자매 중 둘째였다. 첫째 언니 유덕희 씨는 유희 씨에 대해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유희 씨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음악을 좋아했고, 부평역에서 노래하며 공연을 펼치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유희 씨를 제외한 나머지 세 자매는 모두 미용사였고, 요양원에서 노인들의 머리를 깎고 목욕 봉사도 했다. 유희 씨는 집회에 참여하고, '손 올리는 것'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열아홉 살에 결혼하여 아들 셋을 낳았고, 막내를 업고 닭똥집을 팔며 생계를 이어갔다. 노점상운동을 시작한 유희 씨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전후까지 많은 어려운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의 만남에 감사했다. '많이 못 배운 게 한이지. 그렇다고 그게 지금까지 원망스럽고 그렇지는 않아. 왜냐면 내가 서울대를 안 나왔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을 더 많이 알지 않았을까' 유희 씨의 말처럼, 그녀는 배움의 기회는 적었지만, 어려운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삶의 가치를 찾았다. 노점상을 접은 후에도 그녀는 운동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밥을 해주었다. 특히, 2007년 정리해고 이후 11년간 장기농성을 벌인 콜트·콜텍 노동자들에게 유희 씨는 각별한 연대감을 느꼈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노동자들을 보며 '가슴이 막 찢어졌다'고 말했던 유희 씨는, 자신이 지은 밥을 감사하게 먹는 노동자들의 모습에 감동받아 연대를 멈출 수 없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유희 씨는 밥을 지어줬다. 2024년 7월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을 인정받은 한국지엠 노동자들은 유희 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지만,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유희 씨의 공로는 2025년 제33회 전태일노동상 공로상 수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책이 보여준 연대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저자를 통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셜록은 단순한 폭로를 넘어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며, 유희 씨가 밥으로 연대를 만들었다면, 셜록은 기록으로 그 연대를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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