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모르는 지지율? 윤 대통령의 ‘자업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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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공개한 역대 대통령의 1년차 1분기 ‘직무 수행 긍정률’을 보면, 노태우 29%(1988년 3월), 김영삼 71%(1993년 3월), 김대중 71%(1998년 3월), 노무현 60%(2003년 4월), 이명박 52%(2008년 3월), 박근혜 42%(2013년 3월 평균), 문재인 81%(2017년 6월 평균)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의혹, 출근길 기자들과의 문답 등의 본인 문제부터 사적 채용, 경찰국 신설 등의 정책적 문제가 겹쳤다. 집권 초반임에도 반등보다 오히려 추가 하락을 염려하는 상황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민의와 대립하는 듯한 태도는 실망감을 부추긴다. “선거 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괘념치 않았다. 의미 없는 것”이라는 발언은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조차 이해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불렀다.

코로나19 재확산, 물가상승 등의 복합적 위기가 겹치고 있지만 대통령의 존재감은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여름휴가’, ‘경찰과의 갈등’, ‘전임 정부 비판’ 등에서는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 원인은 언론이 잘 알지 않나. 그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무력감만 키운다. 적어도 대통령 체제에서 지지율 하락의 원인과 책임은 복잡하게 따질 문제가 아니다. 지지율이 오르든 떨어지든 모든 변동의 시작점은 ‘대통령’ 자신이다.미국의 정치학자이자 트루먼, 클린턴 대통령 등의 멘토 역할을 해온 리처드 E. 뉴스타트는 “대통령의 힘은 설득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정책적 의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정치행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권력의 근간은 ‘대통령의 대중성’이다. 대중을 설득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 정책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일과 같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사건’은 대통령의 연설, 외교협정, 정책을 둘러싼 갈등 등이 지지율에 미치는 효과다. 경우에 따라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내기도 하고 반대로 지지층 이탈을 만들기도 한다. 전용주 동의대 교수는 논문 ‘대통령 지지도 변화요인에 대한 연구’에서 이상의 선행 이론들이 한국 대통령제에서도 적용되는지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한국 역시 임기 초반에 형성된 높은 지지도가 특정 수준까지 내려가게 된다. 이때 경제상황 혹은 중요한 사건들에 의해 지지도는 등락 현상을 보이며 하락한다.윤 대통령 지지율이 갖는 특성은 각종 이론이 예측하는 정도를 뛰어넘는 속도로 하락한다는 점이다. 5년간의 지지율 하락 추세를 단 3개월 과정으로 축약했다. 그러면서도 지지율이 하락하는 원인은 빠짐없이 반영 중이다. 외부에서 발생한 큰 충격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급락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현상의 발단은 대통령의 발언, 행보, 가족 등 ‘본인’ 문제다.

실제로 이들 요인과 지지율 하락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을 2~3개의 질문만 받아 짧게 답변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김 여사는 공개 행보를 줄였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지지율은 30% 초반대에서 소강상태를 맞았다.윤 대통령이 공개발언을 줄이며 지지율 하락은 멈췄지만 특유의 화법과 행동은 계속됐다. 새로운 뇌관으로 떠 오른 것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한 2030 지지층과의 결별이다. 해당 사안은 보수 핵심층만 남았다는 지지율 30%대를 시험해볼 만한 사안이다. 전형적인 소수동맹론의 특성이 임기 100일도 안 돼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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