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산산맥의 고산지대 초원에는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하영지(여름 숙영지)가 점점이 흩어져 있다. 그중 카자흐스탄의 고원에서 유목민과 함께 생활하는 캠프가 6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열렸다. 지난달 말 5차 캠프에 참가한 필자가 전기도 없고 통신도 안 되는
톈산산맥의 고산지대 초원에는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하영지가 점점이 흩어져 있다. 그중 카자흐스탄의 고원에서 유목민과 함께 생활하는 캠프가 6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열렸다. 지난달 말 5차 캠프에 참가한 필자가 전기도 없고 통신도 안 되는 오지에서 겪은 유목 여행기를 싣는다. 편집자 주알마티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의 작은 마을 바이세트를 출발한 지 네 시간 남짓 지나자, 구릉지 초원 위에 하얀 유르트가 드문드문 나타났다. 신기했다. 누렇게 바싹 마른 풀들만 듬성듬성 나 있던 산 아래쪽과 달리 해발 2500미터에 이르는 고산지대의 능선과 계곡은 온통 푸른 융단이 깔려 있다. 가문비나무가 작은 숲을 이룬 언덕배기 몇 곳을 빼고는 전부 풀로 뒤덮여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에 섭씨 40도의 뜨거움, 자동차의 고장 난 에어컨과 창문으로 인한 괴로움, 오후 3시가 넘도록 텅 빈 뱃속에서 들리던 아우성 등 도중의 피로가 달아났다.
셀릭의 여름 삶터에 노마드 캠프가 진을 칠 수 있었던 것은 기획자이자 총지휘자인 공원국 작가 덕분이다. 실속이나 계산에 어두운 그는 스스로 ‘허당 칸’이라 칭하지만, 일행은 경제적 실익이라곤 없는 캠프를 꾸리는 그를 전근대인 또는 그저 대장이라고 불렀다. 중앙아시아 유목민을 전공한 인류학자이기도 한 공 대장은 앞으로 5년 동안 계속될 노마드 캠프를 통해 중앙아시아 청년들과 한국 시민의 연대를 확장하려는 꿈에 부풀어 있다.그런 공 대장을 수년 전부터 봐온 셀릭은 노마드 캠프에 자신의 속살과 곁을 내줬다. 살림집 유르트를 캠프 1차부터 6차까지 내내 여성용 숙소로 내주고, 자신은 낯선 방문객들과 섞여 잤다. 부인 카이샤가 만드는 중앙아시아 가정식을 매 끼니 제공했다. 카이샤가 소젖을 짜서 직접 만든 카이막은 인기 최고였다.도착 이튿날 난과 카이막으로 아침을 마치자, 공 대장이 일행을 소집했다. 말타기를 배울 시간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64년 철옹성’ 미국이 무너졌다···남자 혼계영 사상 첫 우승 실패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던 ‘언디피티드(UNDEFEATED)’ 미국 남자 혼계영팀이 사상 처음으로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올림픽] ‘아프간 여성에게 자유를’ 메시지 펼친 난민 선수 실격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종목에 출전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선수가 경기를 마친 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라고 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자유 통일” 외친 윤 대통령, ‘적대국 남북’ 해소가 먼저다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광복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실”이라며 “한반도 전체에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아프간 여성에게 자유를' 실격 선수에 박수 보낸 관중들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종목에 출전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대표 마니자 탈라시가 실격을 당하고도 박수를 받았다. 탈라시는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브레이킹 비걸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인디아 사르조에와 맞대결을 펼쳤다. 그는 공연 도중 상의를 벗고 안에 입은 망토에 '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눈물 보인 바이든…“자유를 위해 투표하라” 해리스에 ‘횃불’ 넘겨“고마워요, 조”(Thank you, Joe) 미국 시카고 유나이니티드센터에서 19일(현지시간) 개막한 민주당 전당대회장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장내는 순식간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라파흐 민간인 사망자 없다” 네타냐후 미 의회 연설에 언론들 “틀렸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9개월 넘게 진행 중인 가자 전쟁과 관련해 “문명과 야만의 충돌”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할 때 우리는 이기고, 그들은 패배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