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효율적이지만 종종 ‘시장의 실패’도 발생한다. 시장 실패를 치유해야 하는 정부도 이익을 보는 정권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정권이 불일치할 수 있다. 세금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정권은 정파적 이득을 위한 감세의 유혹이 생긴다. 그러나 감세를 하면
복지나 연구·개발에 쓸 돈이 적어지거나 국가 부채가 늘어난다. 복지지출 감소도 국민들이 싫어하기에 세금 규모와 재정지출 규모는 적절히 정치적 균형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문제는 감세의 이익을 얻는 정부와 재정여력 감소의 피해를 보는 정부가 불일치한다면 정치적 균형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내 증세를 하여 재정여력을 확장했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담뱃세를 인상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규모의 조세 저항도 발생했다. 그러나 재정여력 증대의 열매는 달콤했다. 힘들고 귀찮지만 억지로라도 운동하면 건강해지는 법이다. 조국혁신당 정책위에 제출한 졸고 ‘정부별 세법 개정이 현 정부 및 차기 정부에 미치는 세수 효과’를 보면, 박근혜 정부가 욕을 얻어가며 증세를 한 결과 4년간 10조6천억원의 재정여력을 활용할 수 있었다.더 재미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증세 효과의 열매를 더 많이 가져갔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 준 ‘증세 선물’은 무려 21조8천억원이다. 박근혜 정부 하반기의 증세 효과를 문재인 정부는 5년 내내 누릴 수 있었다. 문재인 정부도 임기 첫해 증세를 했다. 소위 ‘핀셋 증세’를 통해 소득세 최고세율을 올리고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했다. 다만, 둘째 해부터는 감세 정책을 펼쳤다.
감세의 효과는 참혹하다. 언론과 정치권은 ‘세수 결손’ 얘기만 한다. 그러나 본예산 대비 감소한 ‘세수 결손’보다 전년 대비 감소한 ‘세수 감소’가 더 중요하다. 사상 최악의 세수 감소가 오히려 ‘세수 결손’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가려지고 있다.지난 정부가 마지막으로 예산을 편성한 2022년 국세수입 규모는 396조원이다. 그런데 올해 말 국세수입 예측치는 338조원이다.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무려 58조원의 세수가 줄었다. 정부는 세수 감소의 원인을 ‘글로벌 복합위기’라고 표현한다. 물론 경기 영향도 존재하기는 한다. 그러나 2022년 이후 경제성장률은 좋지 않았지만, 물가상승률을 더한 ‘경상성장률’은 매년 4% 내외 증가했다. 세수는 경제성장률이 아닌 경상성장률과 더 큰 상관관계가 있다. 경상성장률은 높은 물가 덕에 꾸준히 증가했는데 2년 만에 국세수입이 무려 14.7% 감소했다. 코로나 위기, 금융 위기, 외환 위기 때도 이렇게 많이 세수가 감소한 적은 없다.
지방시대라는 말에 무색하게, 지방정부는 윤석열 정부 감세의 최대 피해자다. 이명박 정부 등 감세 정부는 예전에도 있었다. 그래도 지방재원 대책은 마련했다. 반면 윤 정부는 중앙정부 감세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지방에 떠넘긴다. 2022년 75조원에 이르던 지방교부세는 올해 64조5천억원으로 급감했다. 더 큰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감세는 집권 5년간 83조7천억원의 세수를 줄이지만 차기 정부에서는 100조원의 세수를 줄이면서 그 악영향이 더 확대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힘들게 만든 재정여력을 문재인 정부에 세수 선물 22조원으로 주었다. 문재인 정부는 자신이 만든 16조7천억원의 재정여력을 상당 부분 활용했다. 윤석열 정부는 -83조7천억원의 재정여력을 소모하고 차기 정부에 -100조원의 부담을 안겼다. 2024년 상속세 감세 정부안을 국회가 막아야 할 이유다.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서, 결산서 집행 내역을 매일 업데이트하고 분석하는 타이핑 노동자. ‘경제 뉴스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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