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하나 안 빠지는 범죄 드라마, 그런데 왜 허망할까

대한민국 OTT 드라마 시리즈는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넷플릭스의 천문학적인 한국 콘텐츠 투자금이나 글로벌 OTT를 비롯한 국내 OTT 시장의 무한경쟁을 거론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공개 직후와 비교해 불과 몇 년 사이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한국 OTT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

대한민국 OTT 드라마 시리즈는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넷플릭스의 천문학적인 한국 콘텐츠 투자금이나 글로벌 OTT를 비롯한 국내 OTT 시장의 무한경쟁을 거론하는 것이 아니다. 아니, 공개 직후와 비교해 불과 몇 년 사이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한국 OTT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드라마 시리즈 제작 편수조차 확연히 줄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 ,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 는 '포스트 '이란 측면에서 올해 상반기 가장 좋은 예일 것이다. 중견 영화감독이 연출했고, 거액을 놓고 벌이는 참가자들의 게임이 존재하며, 그 안에서 폭력과 범죄, 죽음을 동반한 소재들이 빈번하게 나열된다는 점에서 종종 과 비교 당하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어 가면남의 피해자이자 범죄자이며 중식이 꿀꺽한 10억 때문에 한쪽 귀가 잘린 도축업자 윤창재, 오로지 전재산을 투자한 상가 건설 재개를 위해 김국호의 변호인을 자처하며 무슨 일이든 하고마는 변호사 이상봉,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고자 김국호를 호산시에서 치워내야만 하는 호산시장 안명자,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성공이 보장됐지만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와 지옥 속에 살았던 김국호의 아들 서동하이 얽히고 설키며 그들의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이나 처럼 잘 나가는 영화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은 으로 장편 데뷔해 , 를 거친 최국희 감독이 연출했다. 매회 주요 인물의 분량을 조절하면서도 전체 흐름을 가져가는 전개의 호흡이 출중하다. 기존 드라마와 영화적 리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없다는 얘기다. 영화적, 아니 서사적 활력이 철철 넘쳐 흐른다. 주제에 대해 크게 욕심을 내지 않으면서도 흥미로운 소재와 익숙할 법한 전형적인 인물들을 제대로 뒤섞은 채 서사적으로 내달린다. 물론 고비고비 꽤나 자극적인 설정들로 넘쳐나는 것은 기본이다. 또 하나의 비범한 K범죄물의 탄생이다. 그래서 남은 것은 무엇인가.이제 한국 콘텐츠는, K 드라마는 넷플릭스 망을 타느냐 안 타느냐로 나뉜다. 은 U+모바일tv가 제작하고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됐다. 완성도나 야심, 주연들의 명성에 비해 화제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면 달랐을 터다. 한국 콘텐츠 시장의, OTT 시장의 현주소다.

플랫폼이나 채널에 맞게 수위는 조절될 것이다. 자극적인 소재라 할지라도 플랫폼의 개성에 맞게 조정될 것이며 그 안에서 연출자의, 제작진의 개성은 한층 중요해질 것이다. 그래야만 화제성 면에서 절대 우위를 가져가는 넷플릭스를 뛰어넘는 비넷플릭스 시리즈들이 다수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플러스의 이 그랬듯이. 은 그 중간 어디에 위치할 것이다. 잘 빠진 범죄물에서도 시청자들은 사유할 만한 무엇을, 남다른 형식이나 구조 등을 기대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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