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봉하마을 15주기 추도식
님 안 계신 지 15번째 5월입니다.민주주의의 위기가 올 때마다 이를 지켜내는 것은 시민이다, 우리다, 깨어있는 시민이다그러나 님 때문에 눈이 높아진 우리는 오히려 우리 안에서 작은 차이를 만들고 꼬집으며 동력을 상실하는 우를 범하기 일쑤여서 민주주의는 시시때때로 위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역사의 전진을 더디게 만드는 데 우리가 스스로 한몫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여 님 앞에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대통령님 야단쳐 주십시오."민주주의는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사상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고,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결과에 승복하고 패자에게는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그래서 이견과 이해관계를 통합해 나가는 정치 기술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가장 지키지 못하는 님의 말씀임니다. 야단쳐 주십시오.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네, 주제넘은 넋두리를 한 듯싶습니다.
엊그제 묘역애서 만난 한 참배객께서 저더러"고향도 아닌 여기로 이사 와서 이렇게 매일 무얼 하고 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마땅한 대답을 못 찾은 제 입에서 불쑥 나온 대답은"대통령께서 언제 불쑥 일어나실지 몰라 기다리고 있다고" 했지요. 그분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더없이 따뜻하지만, 차가운 이성이 압도하던 당신. 잘못하면 사과하고, 잘났지만 겸손하며, 좋아한다고 하면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던 당신. 무엇보다 사랑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 대놓고 지지해도 쪽팔리지 않게 해 준 사람. 더 사랑하지 못해 미안해지게 하는 사람.
내 힘으로, 우리가 모여 더 나은 세상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일깨운 사람. 사느라 시들어 버린 열정을 되살려 준 사람. 내가 얼마나 뜨거운 사람인지 알게 해 준 사람. 그리고 나 같은 사람이 참 많다는 것이 기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게 해 준 사람. 그리고 그리고, 다시없는 지독한 슬픔을 알게 한 사람. 당신을 너무 믿어서 습관처럼 어떤 고난도 혼자서 알아서 잘 이겨내시리라 편하게 생각해 버린 것을 천추의 한이 되게 만든 사람, 당신. 당신의 마지막 오월,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가 미워서 환장하게 한 사람.대통령님 지낼 만하신가요? 우리 생각은 하시나요? 때때로 보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그립기는 한가요?님이 넘기신 말과 글을 수백 번 옮겨 쓰고 읽고 보고 듣고 다시 들여다보고, 그러고 나면 그러고 나면 마음이 좀 가라앉습니다. 그러면 살아 볼 용기를 다시 내봅니다. 언제나 지금도 님은, 부족한 제게 삶의 기준이며 지표입니다.그때도 저는 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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