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고라니가 천막 옆에 똥을 쌌다,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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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고라니가 천막 옆에 똥을 쌌다,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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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천막 소식 19일-20일차] 금강 자연성 회복 위한 솟대세우기... "금강이 낙동강이다"

등 뒤에서 나는 수상한 소리에 숨을 죽였다. 천막 앞 '흘러라 강물아'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뒤쪽 수풀 속으로 스윽 지나가는 생명체. '오솔길'의 장본인, '오소리'다. 입에 무엇을 물고는 주변을 살피지도 않고 제 갈 길을 터벅 터벅 걸어간다. 마치 이곳은 '내 땅!'이라고 말하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풀숲으로 들어갔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말이 통하지 않아도, 곁에 있는 게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면 둘 사이는 친구다. 지난 16일 천막을 함께 지켜준 낙동강 '장화부대'도 그랬다. 천막에 내려올 때부터 장화를 신고 터벅터벅 나타난 낙동강 활동가들. '왜 장화들을 신고 다니냐'고 물었더니 '현장에 왔으니 봐야지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하며 웃었다.이날 '낙동강네트워크는"금강이 낙동강이다. 금강이 흘러야 낙동강이 산다"는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쳤고, 여섯명이나 남아서 농성천막의 밤을 지켰다. 세종보 300m 지점의 하천부지에 녹색천막이 둥지를 튼 이후 최대 숙박 인원이었다. 이들도 하룻밤을 천막에서 지새운 뒤 금강의 야생과 친구가 되었다.지난 18일부터 농성장에서 '슬기로운 천막생활'이 시작됐다. 세종보가 재가동된다면 수장될지도 모를 곳에 솟대를 세운다.

우리가 정말 간절히 바라며 세워낸 건 '희망'이 아니었을까. 강을 지켜내고 싶다는 희망, 물떼새들이 더 많이 우리와 함께 지냈으면 하는 희망들을 솟대를 심는 모래에 꾹꾹 눌러 담아 낸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천부지의 한 평 남짓한 공간에 들어온 우리는 어떤 도화지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 걸까? 16일 낙동강네트워크 기자회견에서 나온 발언을 보면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이들이 금강의 세종보 재가동을 막기 위해 달려온 것은"금강이 살아야, 낙동강도 살고 낙동강 주민들도 산다"는 문제인식 때문이었다. 금강의 둑이 무너지면 낙동강은 영영 회복될 수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이었다.

이런 작은 산조차 케이블카 같은 철지난 유행으로 지자체장에 의해 난도질 당한다면, 우리나라의 지역 곳곳의 산들이 개발될 것이다. 우리가 보문산을 지키는 것은 설악산 케이블카를 반대하고 설악산 지키기 운동에 연대하는 것이다."금강이 낙동강이고, 낙동강이 금강"이듯,"보문산이 설악산이고, 설악산이 보문산"이다. 또한 '금강이 보문산'이다. 이곳 금강을 지키는 것이 낙동강을 지키는 일이고, 우리 강을 지키는 것이 우리 산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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