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1990년대까지 한국의 TV 일기예보는 단연 김동완 기상통보관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그는 한반도를...
"1990년대까지 한국의 TV 일기예보는 단연 김동완 기상통보관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그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하얀 지도 위에 검은 매직펜으로 등압선과 전선의 배치를 마술사처럼 그려내며 친근한 표현을 통해 내일의 날씨를 전했다."한국 방송의 일기예보를 개척한 노루 김동완 전 기상청 기상통보관이 15일 오전 5시께 부천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9세.한국경제TV '성공스토리 만남' 인터뷰에서 "원서 접수가 마감됐다고 해서 '원서만 내게 해달라'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이원철 관상대장이 사정을 듣고 '시험을 치게 해주라'고 해서 접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1950년대에는 기상 업무라는 것이 생소한 개념이어서, 내가 관상대 다닌다고 하면 시골 어르신들이 '아니 젊은 사람이 관상 보는 일을 하다니, 쯔쯔…'하고 혀를 찼다"고 당시 실정을 소개했다.당시 날씨 방송은 인기가 없었다. 라디오 방송에서 뉴스가 끝나고 "이제 기상대로 돌리겠습니다"란 말이 나오면 청취자들이 다 채널을 돌릴 정도였다. 고인은 청취자들이 날씨 방송을 듣게 만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날씨와 일생생활 간 연결고리'를 만들어보기로 했다.체감온도란 말도 내가 처음 도입했어요. 가령 '오늘 낮 최고기온은 영상 5도까지 올라가겠습니다만,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가 될 테니 옷차림에 신경 쓰십시오'라는 멘트가 대표적이죠. 이렇게 방송을 하니 방송국에서 전부 날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는 기상대장이 날 부르더니 '앞으로 방송만 전담해달라'고 하더군요.
일기도를 직접 그려가며 일기예보를 하는 고인의 모습은 장안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킬 만큼 인기를 끌었다. 독일대사관에 근무하는 한 외교관은 고인이 일기도를 그리면서 일기예보를 하는 모습이 너무 놀랍고 신기하다며 방송을 녹화해 고국으로 보냈을 정도였다. 1981년 초 MBC가"관상대 기상 통보관을 사직하고 방송만 해달라"고 섭외했고, 고민 끝에 1982년 10월부터 MBC 기상보도요원으로 활동했다. 1992년 3월초 프리랜서 선언을 했고, 1996년 9월23일까지 MBC에서 일했다. 당시 프랭크 밀스의 피아노 연주곡 'The Happy Song'을 BGM으로 사용했다. 1980∼1990년대 내내 MBC 9시 뉴스가 끝날 무렵이면 'The Happy Song'이 들리고, 김동완 보도위원이 화면에 등장하곤 했다. 이후 케이웨더 이사로 활동했고, 2001년부터 케이블TV 기상정보채널인 웨더뉴스채널에서 '김동완의 기상뉴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1997년∼1999년 한국일기예보회장을 지냈다.2000년에 자민련 소속으로 고향 김천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선거 중에 당뇨를 앓던 부인의 치료시기를 놓쳐 뒷바라지를 했다.
유족은 1남4녀로 김정선·김정경·김정미·김미경·김수영씨와 사위 강동수·구수회·윤성우·론씨, 며느리 이경민씨 등이 있다. 빈소는 이대서울병원 장례식장 8호실, 17일 오전 7시30분 발인을 거쳐 김포 문수산 나무 곁에 안장될 예정이다. ☎ 02-6986-4478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여성 최초 아나운서실장… 강영숙 전 예지원장 별세여성 최초 아나운서실장… 강영숙 전 예지원장 별세 - 10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美대선 TV토론] 악수로 시작, 100분 혈투 후 인사도 안했다(종합)[美대선 TV토론] 악수로 시작, 100분 혈투 후 인사도 안했다(종합) - 4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태풍 '산산' 日규슈 할퀴고 동진…수도권도 비 피해 속출(종합)태풍 '산산' 日규슈 할퀴고 동진…수도권도 비 피해 속출(종합) - 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죽어 돌아온 인질 6명' 이스라엘 분노…70만 시위에 총파업(종합)'죽어 돌아온 인질 6명' 이스라엘 분노…70만 시위에 총파업(종합) - 5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伊 침몰 호화요트서 '영국의 빌게이츠' 린치 사망 확인(종합)伊 침몰 호화요트서 '영국의 빌게이츠' 린치 사망 확인(종합) - 4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간호법 통과 열렬 환영' vs '무면허 의료행위 만연해질 것'(종합)'간호법 통과 열렬 환영' vs '무면허 의료행위 만연해질 것'(종합) - 4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