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한국을 구하는 글...나는 왜 가디언에 그렇게 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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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규리포트] 한강 작가가 보여준 놀라운 용기

올해 초 지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습니다. 미국 대학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강의하면서, 미국 매체와는 가끔씩 인터뷰를 했지만, 영국 언론사는 처음이었습니다. 저스틴 매커리 특파원은 예닐곱 개 질문을 던진 뒤,"그동안 한국의 영화, 드라마, 음식 등이 세계적 인기를 누려 왔다"며 이렇게 물었습니다.저는"문학"이라고 답했습니다만, 이 답변은 예상보다 기대에 가까웠습니다. 그동안 한국 문학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에 희망을 실어 말한 것이었지요. 하지만 불과 몇 달 뒤, 제 바람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극적인 방식으로 보답 받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읽어갈 수 밖에 없는 까닭은, 독자에 앞서 작가가 그 고통을 수없이 되새김질 해 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아픔이 어떤 것인지, 의 에필로그를 읽은 독자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작가는 자신이 10살에 엿듣게 된 한 중학생의 죽음과, 이후 아버지 서재에서 꺼내 본 광주 시민들의 참혹한 모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하여, 작가는 어릴 적 떠나온 도시로 되돌아갑니다. 그러면서도 너무 늦게 온 건 아닌지 염려하던 작가는, 광주항쟁 당시 시신들이 놓여 있던 상무관을 찾고, 기억을 되살려 자신이 살던 집과 이웃을 둘러보는 한편, 전남대 5.18 연구소, 상무지구의 5.18 문화재단, 그리고 고문이 자행됐던 505 보안부대까지 찾아갑니다.작가는"구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읽는다"는 원칙을 세우고는, 다른 어떤 것도 읽지 않고, 글도 쓰지 않고, 가능한 한 약속도 잡지 않은 채 자료를 읽어 갑니다. 그러다가 더 계속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이 찾아오지요.한 무리의 군인들을 피해 나는 달아났다. 숨이 턱에 받쳐 뜀박질이 느려졌다. 그들 중 하나가 내 등을 밀어 넘어뜨렸다. 몸을 돌려 올려다보는 순간 군인이 총검으로 내 가슴을, 정확히 명치 가운데를 찔렀다. 새벽 두시였다. 벌떡 일어나 앉아 손으로 명치를 짚었다. 오분 가까이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덜덜 턱이 떨렸다.

저는 여기서 그 엄청난 사건들을 직시할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강박에 가까울 만큼 철저한 조사와 확인의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었지요. 여기에 작가는"제대로 써야 한다"는 유족들의 당부를 잊지 않았습니다. 만일 작품의 진실성에 이견을 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작가가 쏟아 부은 노력과 고통의 절반 만이라도 시도하며 문제제기를 해야 최소한의 자격과 설득력을 갖추는 일이 될 것입니다. 물론, 먼저 작가의 책부터 읽어야겠지요. 우리는 동료 노동자의 일자리가 정규직이 되는 것을"공정"의 이름으로 반대했고, 한국의 성별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 1996년 이래 계속 꼴찌인데도"여성가족부 해체"를 공언한 정치인에 열광했으며, 고향, 거주지, 학교, 직업 따위로 이웃을 구분 짓고 경멸하는 일상을 살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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